‘CES 2025’ 하이라이트 기조연설에 전 세계 관심
슈퍼스타급 흥행력…1.2만명 수용 행사장 만석
‘RTX 50’, 삼성·SK 아닌 마이크론 GDDR7 탑재
초소형 칩 ‘GB10’ 들어간 AI 슈퍼컴퓨터 5월 출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블랙웰 GPU 기반의 ‘GB200 NVL72’ 플랫폼을 공개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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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민지·김현일 기자] “(비장한 음악과 함께) 이 ‘GB200 NVL72’ 시스템에는 576개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됩니다. 무게는 1.5t에 달하며, 20개의 차량과 비슷한 60만개의 파트(부품)로 이뤄져 있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혁신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그가 새로운 제품을 소개할 때마다 관람객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AI 대장’의 명성에 걸맞게 1만여명이 넘는 관중이 그의 기조연설을 보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몰려들었다. 특히,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신규 플랫폼인 ‘GB200 NV링크72’에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주특기인 HBM이 무려 576개가 탑재된다. 올 한해도 우리 기업들이 엔비디아 AI 제품의 수혜를 톡톡히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젠슨 황이 휘두른 GB200 NVL72…HBM 강자 韓 기업 ‘미소’
엔비디아 GB200 NVL72 플랫폼의 구성. 라스베이거스=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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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GB200 NVL(링크)72 플랫폼을 소개하며 “72개의 블랙웰 GPU와 2592개의 그레이스 CPU 코어, 576개의 HBM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GB200 NVL72’은 ‘GB200’이라는 블랙웰 GPU 기반의 AI 가속기 36개를 연결한 고성능 서버 랙 스케일 솔루션이다. GB200은 블랙웰 GPU 2개,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 1개로 구성됐다. 하나의 CPU는 여러 개의 코어로 이뤄져 있다.
황 CEO는 “GB200 NVL72는 블랙웰 시스템의 기적과 같다”며 차세대 제품의 성능을 강조했다.
GB200 NVL72에는 HBM3E 8단 제품이 탑재된다. 올해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 HBM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포스 RTX 50’ 공개…삼성·SK 아닌 마이크론 GDDR7 탑재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차세대 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엔비다아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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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급사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아닌 마이크론으로 확인됐다.
황 CEO는 “마이크론의 GDDR7 메모리를 탑재한다”며 “초당 1.8테라바이트로 이전 세대의 두 배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신제품 RTX 시리즈는 전작 대비 성능이 향상된 것을 물론, 가격 경쟁력도 높아졌다.
황 CEO가 가격 인하를 강조하며 “AI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하자 관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누구나 쓸 수 있는 AI 슈퍼컴퓨터 5월 출시…초소형 슈퍼칩 ‘GB10’ 탑재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신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Project Digit)를 소개하고 있다. 그의 오른손에는 블랙웰 GPU 기반의 초소형 칩 ‘GB10’이 들려 있다. [엔비다아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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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슈퍼컴퓨터를 만들고 있다고 언급하며 여기에 탑재되는 블랙웰 GPU 기반의 초소형 칩 ‘GB10’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AI 슈퍼컴퓨터의 기반인 GB10을 직접 손에 들어보인 황 CEO는 “가장 작은 그레이스 블랙웰”이라며 “그레이스 CPU는 대만 미디어텍과 협업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GB10에 저전력 D램인 LPDDR5X 128GB이 탑재된다고 언급했으나 어느 회사 제품인지는 이날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앞서 공개했던 ‘슈퍼칩’ GB200의 경우 마이크론의 LPDDR5X 16개가 탑재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황 CEO는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를 현재 생산 중이라고 밝히며 “오는 5월에 출시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엔비디아 ‘코스모스’ 플랫폼 공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함께 무대에 등장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엔비디아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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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사람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보틱스가 ‘AI의 다음 물결(next waver)’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던 황 CEO는 이를 가속화할 새로운 플랫폼 ‘엔비디아 코스모스’(이하 코스모스)도 이날 깜짝 공개했다.
코스모스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차량 개발자들을 위한 플랫폼이다. 그는 “모든 개발자가 자체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전문 지식과 리소스를 갖추고 있지 않다”며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차량 개발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코스모스를 오픈 라이선스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코스모스를 앞세워 생성형 AI의 다음 단계로 주목 받고 있는 ‘피지컬 AI(Physical AI·생성형 AI를 접목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강한 사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삼성과 LG, 현대차를 비롯해 테슬라 등이 로보틱스 사업에 속속 뛰어든 가운데 엔비디아는 로보틱스 비전을 실현할 자체 플랫폼까지 선보이면서 미래에 더욱 강력한 지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이미 디지털 트윈을 지원하는 자체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로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바 있다.
대형 행사장 인산인해…젠슨 황 ‘티켓파워’ 입증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CES 2025 기조연설에 참석하기 위한 대기줄. 김민지 기자 |
한편, 이날 황 CEO의 기조연설이 열린 만달레이 베이 미첼롭 울트라 아레나는 1만2000명의 좌석이 꽉 차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첼롭 울트라 아레나는 평소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구단인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가 홈 경기장으로 쓰는 곳이다. 황 CEO는 대형 경기장을 혼자 힘으로 채우며 다시 한 번 강력한 흥행력을 입증했다.
이미 행사가 시작되기 무려 3~4시간 전부터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청중들로 아레나 주변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기자가 연설 시작 2시간 반 전인 오후 4시쯤 도착했지만 이미 앞에 1000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입장 대기 중이었을 정도다. 입장 시작 무렵에는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 입구까지 약 1㎞ 가량의 대기줄이 생겼다.
황 CEO의 기조연설을 보기 위해 이날 엔비디아 유튜브 생중계에 접속한 시청자도 약 11만6000명에 달했다.
관람객들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CES 2025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대기 중인인 모습.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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