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당론 따른 조배숙 나날이 발언 거칠어져
전광훈 집회, 윤석열 관저 몰려가 "탄핵 반대"
민주당→국힘 5선…"전화 한 통이면 尹 상의"
"스스로 정치생명 끊어", "정치 생각 없는 듯"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4일 서울 한남동 윤석열 탄핵 반대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전광훈 TV' 채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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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몫 비례대표로 당선된 전북 유일의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5선)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감싸기'에 적극 나섰다. 초반엔 당론에 기대어 발언을 아끼는가 싶더니 슬그머니 '내란 신중론'이라는 견해를 비치다 급기야 강성 지지층을 향해 '탄핵 반대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호남에서 정치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국회 빠져나가는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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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의 밤, 국회에 없었던 조배숙
계엄의 밤, 조배숙 의원은 국회가 아닌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향했다. 대체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위치가 미궁에 쌓인 가운데 조 의원은 당시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국회에 들어갈 수 없어서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모여있다"는 대답을 통해 자신의 위치가 국회가 아닌, 국민의힘 중앙당사라는 점이 확인됐다. 조 의원은 "비상계엄 상황을 잘 모르니까 무슨 의미로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드러난 국민의힘 의원들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조배숙 의원의 발언은 4일 새벽 1시 15분 "이미 190명 찬성으로 해제 의결됐다"고 알려준 게 전부였다. 대체로 추경호 원내대표의 중앙당사 집결 지시를 그대로 따르고, 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것이다. 이후 1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는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당론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 국회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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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조배숙
아직까지 말보다는 행동으로 비상 계엄 해제와 1차 탄핵 소추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3일 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과연 이것이 내란죄냐 이 부분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있어 위헌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권한 행사를 곧바로 폭동이라고 볼 수 없다'는 해석도 할 여지가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소속의 정청래 법사위위원장은 "내란을 옹호하거나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 그 또한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조배숙은 내란 수괴를 비호한 민주주의의 반역자"라고 성토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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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집회, 尹 관저 몰려간 조배숙
시간이 지날수록 발언 수위도 높아졌다. 주말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반대집회에 나와 '사기 탄핵'을 외치며 강성 지지층을 자극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으로 '극우 유튜버'가 포진한 집회에 몰려간 조배숙 의원은 "힘을 모아 끝까지 잘 싸우자"고 부추겼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친 발언에 나름의 '자신감'이 붙은 셈이다. 윤상현 의원은 "탄핵 반대해도 1년 지나면 다 찍어 주더라"는 말을 남겼고, 권성동 의원은 "지역 가면 욕도 먹겠지만 각오하고 얼굴을 두껍게 다녀야 한다"고 했다.
조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30여 명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 관저 앞으로 몰려가 단체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2년 2월 22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열린 "전북의 발전은 대한민국의 발전" 익산역 광장 집중유세에서 조배숙 전 민주당 의원과 손을 맞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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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검찰 출신 공통점 "전화 한 통이면 尹과 상의"
조배숙 의원은 전북 익산 출생으로 이리남성여자중학교와 서울 경기여자고등학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최초 여성 검사로 임용, 1986년부터는 판사로 근무했다.
그의 첫 의정활동은 지난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전국구(현 비례대표) 23번을 받고 국회의원을 승계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익산을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18대 총선에서 3선을 달성했다.
그는 19대 총선의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한 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국민회의,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이어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4선에 올랐다. 탈당과 입당을 반복했으나 진보 진영에서 머물던 그는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비례대표 13번에 배정되며 5선을 거머쥐었다.
조배숙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익산을 찾은 윤석열 후보의 선거 유세에 깜짝 등장하며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꼭 이 나라의 지도자, 대통령이 돼서 지금 불의를 바로잡고 공정을 세우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북 익산 어양동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실 앞에 근조화환과 전북대 내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도상진 기자, 송승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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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수치" "호남서 정치할 생각 없는 것 같다"
지역에서는 조배숙 의원의 행보를 두고 "호남의 수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북 익산시 어양동 조배숙 의원실 앞에는 '익산시민이 심판한다', '내란동조 조배숙', '조배숙도 체포하라' 등의 근조화환이 쌓여 있다.전북대 구정문 게시판에 붙은 "호남의 수치, 전북 이리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는 지역 사회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탄핵 여론의 불씨를 당겼다. 자신을 조배숙 의원이 졸업한 이리남성여중학교의 졸업생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남성의 동문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내란 수괴에게 동조하는 추악한 괴물이 있음을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스스로 정치적 생명을 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창엽 사무처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조배숙 의원이 국민과 도민의 뜻과는 어긋나는 행동들을 계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스스로 정치적 생명을 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포영장집행까지 막기 위해서 관저까지 공무집행 방해하기 위한 행동까지 벌인 것은 자신이 실제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인지에 대해서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며 "현재 조배숙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벌이는 시대착오적인 행태에 대해서 국민과 도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퇴진 전북운동본부 박상준 집행위원장은 "지역에서 정치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며 "호남, 전북이라는 지역적 특색을 무시하는 것이다. 영남에서 추천을 받지 않으면 다음 선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력은 임기 때까지 유지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으니 결국은 국회의원 소환제가 있어야 한다"며 "또 내란죄로 빨리 고소 고발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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