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의사당 난입사태 이후 첫 美대선 인증 절차
사전 긴장 고조와 달리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
평화적 정권이양 약속 등 영향…트럼프 "역사적인 날"
해리스 '치욕' 평가에도 "헌법상 의무, 할일 했을 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관하며, 2024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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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새롭게 꾸려진 미 연방의회는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고 각 주정부에서 보낸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확인하고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최종 인증했다. 이날 회의엔 지난해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새롭게 선출된 상·하원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회의는 규정에 따라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관했다. 회의는 하원의원들이 주별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의제기는 없었다. 이는 민주당에서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약속한 데다,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2022년 선거인계수법(Electoral Count Act)을 개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는 이의제기시 전체 의원의 5분의 1, 즉 상원의원 20명, 하원의원 87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4년 전엔 상·하원 의원 1명씩만 서명해도 이의제기가 가능했다.
보고가 마무리된 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18일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에서 전체 538명 중 312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최종 선언했다.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총득표수에서 웃돈 것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의사당 외부에서도 소요 사태는 없었다. FT는 “의사당 난입 및 폭동이 벌어졌던 4년 전과는 대조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정권 이양 절차가 이뤄졌다”며 “유일한 혼란은 연방정부 사무실과 학교를 폐쇄시킨 폭설”이라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그동안은 일부 주의 투표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이번엔 4년 전 사건을 의식한 듯 한 건도 없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존중과 혼란을 피하는 것을 더욱 중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회의에 불참했으나, 그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회의에 앞서 트루스소셜을 통해 “의회가 오늘 우리의 위대한 승리를 인증한다.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자평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와 자신의 패배를 스스로 발표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치욕”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미 언론들은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1960년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공화당 소속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2000년 공화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민주당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경쟁 상대의 대선 승리를 인증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회의를 앞두고 영상 메시지를 통해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상기시키며 평화적인 정권이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게재한 짧은 영상에서 “평화적인 권력 이양은 미국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 중 하나”라며 “다른 (민주주의) 원칙들과 마찬가지로, 그것은 우리 정부 시스템을 군주제나 폭정과 구별하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합동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공직 중에 해왔던 일을 계속한 것”이라며 “헌법상 이행해야할 의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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