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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트럼프 등판 전 막판 공세?... 우크라이나, 러 쿠르스크서 새로운 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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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여러 방향서 공격... 러, 놀랐을 것"
'종전 협상' 염두에 뒀나... 러 "격퇴 중" 주장
젤렌스키 "러 파병 북한군 사상자 3800명"
한국일보

러시아 조사위원회가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주거용 건물도 대거 파괴됐다고 밝힌 러시아 쿠르스크주(州) 릴스크 마을 모습. 쿠르스크=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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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州)에서 새로운 기습 작전을 감행했다. 쿠르스크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진입 후 일부를 점령한 곳으로, 주요 격전지이기도 하다. 대부분 전장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추가 점령 작전에 돌입한 건 조기 종전 의욕이 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1월 20일) 이전에 협상 카드를 최대한 확보해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쿠르스크 내 여러 방향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는 매우 놀랐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도 "쿠르스크에서 42건의 전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이날 온라인에 게시된 각종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점령 중인 수자에서 북동쪽에 있는 볼쇼이 솔다츠코예, 베르딘 등을 향해 진군하고 있다. 이번 반격을 앞두고 우크라이나군이 △밤샘 지뢰 제거 △러시아 무인기(드론) 집중 파괴 등을 진행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한국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며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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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작전 성과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각기 다른 주장을 내놨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쿠르스크에 좋은 뉴스가 있다. 러시아가 마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새로운 공격을 위해 전차 2대, 장갑차 12대 등을 투입한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기습 공격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은 적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 미국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쿠르스크에) 북한군 약 1만2,000명이 도착했는데 오늘까지 3,800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말하긴 했지만, 여전히 러시아가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때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에서 1,000㎢ 이상 면적을 차지했으나, 절반가량을 다시 러시아에 내줘 지금은 약 585㎢ 정도만 점령 중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작전에 나선 이유는 종전 협상 구도에 있다. 향후 트럼프 당선자 주도로 논의가 시작되면 그때의 전선이 '협상 시작점' 또는 '새로운 국경'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공산이 크다.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내 원자력발전소 점령을 노리고 반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쿠르스크시 서쪽 40㎞ 위치에 있는 쿠르차토의 원전을 장악한 뒤, 현재 러시아 수중에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과 맞바꾸려 한다는 관측이 줄곧 제기됐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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