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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스마트 안경 쓰고 현장 '슥'"…뉴올리언스 테러범, 두 차례 사전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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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자전거로 사건 현장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

보안 계획 부실…시장 "외부 전문가에 보안계획 검토 요청"

뉴스1

1일(현지시간)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에서 '트럭 테러'를 일으킨 샴수드-딘 자바르 용의자의 모습. 사진은 연방수사국(FBI) 제공. 2025.01.0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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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지난 1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용의자가 지난해 도시를 두 차례 찾았고 메타의 스마트 안경을 쓰고 사건 현장을 사전 답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CNN 방송, NBC 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 뉴올리언스 지부의 특수 요원인 리오넬 미르틸은 5일(현지시간) 용의자 샴수드-딘 자바르(42)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며칠간 뉴올리언스에서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때 그는 자전거를 타고 뉴올리언스 중심부의 프렌치 쿼터를 돌아다니면서 메타의 스마트 안경으로 영상을 찍었다.

이후 지난해 11월 10일 그는 다시 뉴올리언스를 찾았다. 수사 당국은 이때 그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자바르는 사건 전날인 지난달 31일 메타의 스마트 안경을 쓰고 있었다. 다만 안경이 작동하지는 않았다. 안경은 그가 사망한 이후 발견됐다.

그는 이슬람국가(ISIS)에 충성을 맹세한 퇴역 군인이다. 그는 31일 오후 2시 30분쯤 루이지애나에 진입했고 이날 오후 10시쯤 에어비앤비 숙소에 그가 빌린 포드 F150 트럭을 주차했다. 1일 오전 12시 15분쯤 그는 그가 빌린 숙소에 불을 질렀고 트럭을 몰고 사건 현장으로 출발했다. 그가 일으킨 화재로 숙소가 전소되지는 않았고 소방 당국은 오전 5시쯤 화재를 진압했다.

그는 버번 스트리트에 폭발 장치(IED)를 2개 설치했다. IED 1개는 바퀴가 달린 이동식 냉장 아이스박스에, 나머지 1개는 양동이 형태의 아이스박스에 넣었다. 첫 번째 IED는 오전 1시 53분에, 두 번째 IED는 오전 2시 20분쯤 버번 스트리트에 놓고 떠났다.

미르틸은 "(그의 범행에) 관여했을 이유가 없다고 믿는 누군가가 버번 스트리트에서 이동식 아이스박스를 한 블록 떨어진 곳으로 끌고 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공격 발생 후 두 번째 위치로 옮겨진 이동식 아이스박스를 찾았다.

IED를 원격으로 터뜨릴 수 있는 수신기는 그의 차량에서 발견됐다. 그가 폭탄을 제조하는 데 사용한 재료도 에어비앤비 숙소와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그의 자택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사용한 반자동 권총과 반자동 소총도 확보했다. 자바르는 소총을 지난해 11월 19일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린 개인 경매에서 구매했다. 그에게 소총을 판매한 사람은 자바르와 그의 계획을 몰랐다.

수사 당국은 자바르가 2023년 6월부터 7월까지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하고 같은 해 7월 캐나다 온타리오를 방문한 이력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뉴올리언스의 부실한 보안 대책이 도마위에 올랐다. 뉴올리언스는 새로운 탈착식 스테인리스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을 설치하고 있다. 이 말뚝은 시속 16㎞의 속도까지만 버틸 수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뉴올리언스가 발주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번 공격에 사용된 트럭이 사고 지역을 시속 19㎞에서 113㎞로 지나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말뚝 설치는 다음달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미국 미식축구 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까지 완성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라토야 칸트렐 뉴올리언스 시장은 5일 기자회견에서 전문가에게 도시의 보안 계획 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목적이 말뚝 설치가 충분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만약 충분하지 않다면 어떻게, 무엇을,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민간 보안 컨설팅 회사는 2019년 낸 보고서를 통해 프렌치 쿼터에서 총기 난사나 차량 공격 등의 테러 행위 위험이 매우 높고, 그럴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버번 스트리트의 말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올리언스는 이전에 버번 스트리트에 쐐기형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지만 새해 전날에는 이를 세우지 않았다. 시 관계자들도 바리케이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올리언스는 아처 장벽이라는 임시 장벽도 소유하고 있지만, 앤 커크패트릭 뉴올리언스 경찰청장은 공격 전 그 장벽에 대해 몰랐다고 말했다.

또한 공격 당일에는 경찰 차량이 버번 스트리트를 가로막기 위해 옆으로 세워져 있었지만 자바르는 보도로 진입해 경찰 차량을 피했다. 커크패트릭 청장은 "우리는 (범죄를 막을) 계획이 있었지만 테러리스트가 그 계획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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