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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세계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 담보 가치 신뢰 논란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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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둘러싼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달러와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테더의 시가총액은 새해 들어 2% 넘게 하락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포괄 규제(MiCA)가 발효되고 테더가 담보 가치보다 많은 물량을 발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탓이다.

세계일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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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더, 잇따른 초과발행 의혹 제기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가치가 일대일로 연동된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변동성이 적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거래가 늘수록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도 증가해 가상자산 유동성을 대표하는 지표도 활용되기도 한다.

몇몇 글로벌 기업은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려는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 자산시장 활성화를 내걸고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활성화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전략을 세웠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국제 지급결제 시스템을 재편해 디지털 통화체계에서도 달러의 지위를 놓지 않겠다는 취지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발행에 앞서 미국 달러화나 국채, 비트코인, 금 등을 담보로 맡긴다.

시장 여기저기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가치(준비금)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1위 업체인 테더는 그동안 담보 가치를 뛰어넘는 물량을 발행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경제학자이자 유명한 비트코인 비판론자인 피터 시프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테더가 허위로 물량을 발행하고 (이를)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하고 있다”며 “테더의 자체 양적완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테더는 준비금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발행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비공개로 이뤄지는 등 믿을 수 없다는 게 시프의 전언이다.

테더는 더불어 EU의 MiCA 법안이 지난달 30일 전면 발효되자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캡에 따르면 테더의 시총은 이날 기준 1372억4000만달러로 지난달 20일 최고치 1405억1000만달러를 찍은 뒤 2.3% 하락했다.

MiCA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EU 회원국 중 최소 한 곳에 준비금을 예치해 전자화폐 인가를 받도록 규정했는데, 테더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테더의 라이벌로 꼽히는 서클사의 스테이블코인인 USD코인(USDC)은 인가를 받아 유럽 내 거래가 허용됐다.

각국이 이처럼 과도한 발행 등에 대비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논의에 한창이지만 국내에서는 관련법이 전무하다.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준비하고 있지만, 테더나 USD코인 등이 활성화되면 그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테더의 국제 거래가 많아지면 지급결제 안정성을 비롯한 세금 원천징수 등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이용자들이 개인 지갑을 통해 이를 지급수단으로 활발히 사용한다면 ‘원화 통화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며 “원화 통화주권을 지키고 시장 건전성과 이용자 보호수준을 높이며 지급수단의 토큰화를 통한 블록체인 혁명을 이루기 위해 국내 스테이블코인 규제체계 확립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세계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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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미국 주식 거래대금 95조원…역대 최대

국내 투자자들이 작년 12월 한 달 동안 거래한 미국 주식 대금이 95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주식 매수 및 매도 결제액을 합한 거래대금은 661억7786만달러였다. 이는 634억9526만달러로 종전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 11월보다 4.2% 증가한 액수다. 원화 환산 기준으로 12월 거래대금은 94조9269억원에 달해 전월(88조4730억원) 대비 7.3% 늘었다.

특히 매수 결제액만 11월 323억8731만달러에서 12월 336억1204만달러로 약 3.8% 증가했다.

12월 말 미국 주식 보관액도 1121억182만달러로, 전월 말의 1061억4336만달러보다 늘었다.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상승에 거는 기대 수익률이 타 원화 자산보다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금융시장에서는 미 주식으로 자금 쏠림이 두드러졌다. 12월 들어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국내 정치 불안이 깊어지자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비싸진 달러값을 치르더라도 미국 주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했다. 작년 전체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84% 늘어났는데, 미국 주식 증가율은 87%로 이를 웃돌았다.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에서도 해외 주식형 위주로 설정액이 늘었다.

지난 3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는 1주 동안 설정액이 1303억원 증가했으나 국내 주식형 펀드는 424억원 줄었다. 국내 채권형에서도 1조2061억원이 빠져나갔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지난주(12월30일∼1월3일) 코스피 시장에서 3148억원을 순매도하며 2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한편 주식시장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57조583억원에 달해 일주일 전보다 4조4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연초마다 늘어나는 계절적 영향이 있는 데다 최근 코스피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 아래 저가 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 작년 보험계약대출 역대 최대 전망

고금리·고물가에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 규모가 70조원을 넘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이날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지난해 10월 기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대출은 2022년 말 68조4555억원에서 2023년 말 71조5041억원으로 늘었다가 작년 2분기 말 70조2000억원까지 줄었으나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조이기 시작한 3분기 들어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런 추세면 연말 기준으로는 2023년 말 수치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해 돌려받는 환급 금액은 작년 1∼10월 43조4595억원으로 전년 동기(45조587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해약 건수는 418만8506건으로 전년 동기(395만9018건)보다 5.8% 늘었다. 계약을 중도 해지하면 원금보다 적게 돌려받는데도 급전을 위해 해약한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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