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로보틱스의 4족보행 로봇 ‘RBQ SERI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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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산업계를 주름잡을 키워드는 ‘로봇’이 될 것인가. 새해 들어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외 대기업들이 로봇, 그 가운데서도 인간처럼 행동하고 사고하는 ‘휴머노이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미국 엔비디아까지 관련 소프트웨어를 내놓기로 했다. 인간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공지능(AI)이 물리적 실체(로봇)에 탑재되는 방향으로 기술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각종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공개된다. 미국 ‘리얼보틱스’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품하고, 기존 로봇 ‘아리아’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내놓는다. 이 회사는 사람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AI 동반자 로봇’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홍콩 ‘위슨로보틱스’는 인간 근육을 모사한 소프트 로봇 기술 ‘플라이어봇’을, 일본 ‘믹시’는 사람들과의 과거 대화를 기억하고 정서적 교감도 나눌 수 있는 대화형 로봇 ‘로미’를 선보인다. 주로 기업간거래(B2B)를 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CES 전시관 입구에 ‘로봇 개’를 전시해 이목을 끈다.
대기업들도 로봇 투자에 바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율을 기존 14.7%에서 35.0%까지 늘려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도 신설했다. 이 회사의 관심사는 제조용 로봇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양팔·자율이동 로봇 등을 업무 자동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로봇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산업이다. 부드럽고 섬세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사람처럼 사고하는 지능까지 구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수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등의 투자를 국내 로봇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시발점으로 본다.
지난달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비탈길을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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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자체 기술로 만든 첫 산업용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를 공개하기도 했다. LG전자도 같은 해 3월 AI 기반 서비스로봇 기업 미국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80억원)를 투자했다.
미국 테슬라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올해 말까지 공장에 배치하고, 내년부터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AI 연구에만 매진해온 기업들도 로봇에 눈을 돌리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사내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재결성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겨’ 등에도 투자했다. 엔비디아도 올해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용 소형 컴퓨터 ‘젯슨 토르’를 출시할 예정이다. 직접 로봇을 제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AI 로봇 훈련에 사용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혁신은 디지털에서 피지컬(물리적 형상)로 확산될 것”이라며 “앞으로 5년간 인간형 로봇의 진화에서 큰 진척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계의 움직임도 매섭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은 지난해 말 80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10월 ‘휴머노이드 로봇산업 육성 지침’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세계적 지배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해 중국의 생산 능력은 다른 국가들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다양한 모델들이 거의 매달 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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