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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최근 수년에 걸쳐 대중국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상당히 낮아지고 미국, 대만, 베트남으로 수출 비중은 증가하는 등 한국의 반도체 수출 지형도가 크게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중 '반도체 전쟁'이 초래한 세계 시장 재편, AI 혁명을 선도하는 미국의 반도체 수요 급증, 주요 글로벌 IT 제조 기업의 탈중국 흐름 등 시대적인 조류가 한국 반도체 수출 지형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2024년 반도체 수출액은 1천419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최근 수년간 수출 지역별 비중을 보면, 전통적으로 수출 비중이 큰 중국 의존도가 상당 부분 내려갔습니다.
대신 미국, 대만, 베트남의 비중은 높아졌습니다.
우선 중국, 홍콩을 합친 비중은 2020년 61.1%에서 작년(1∼11월) 51.7%로 9%포인트 이상 낮아졌습니다.
중국과 홍콩을 분리해도 중국 비중은 40.2%에서 33.3%로, 홍콩 비중은 20.9%에서 18.4%로 떨어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대부분이 재교역 형태로 중국에 들어가는 것으로 봅니다.
미국 수출 비중은 2020년 7.5%에서 2024년 7.2%로 대체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최종 고객인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수출되는 대만까지 넣으면 실질적으로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비중은 더 높아졌습니다.
대만 수출 비중은 2020년 6.4%에 그쳤지만 2024년에는 14.5%로 급상승했습니다.
한국의 대만 반도체 수출 비중 증가 흐름은 작년부터 두드러졌습니다.
작년 1∼11월 한국의 대만 반도체 수출액은 185억 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9.2% 급증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향 HBM 판매액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 컸습니다.
통계상 SK하이닉스의 HBM 공급은 미국 수출이 아닌 중간 제조 기지인 대만 수출로 잡힙니다.
HBM 생산 현장 점검하는 최태원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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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업체인 엔비디아의 주문을 받은 TSMC는 대만 내 패키징 공장에서 자사가 앞서 제조한 GPU와 한국에서 온 HBM을 함께 패키징해 최종적으로 AI 가속기 제품을 제작, 엔비디아에 납품합니다.
이에 미국과 미국의 '반도체 동맹'인 대만까지 합친 한국의 수출 비중은 2020년 13.9%에서 21.7%로 8%포인트가량 높아졌습니다.
세계 IT 제조 기업들의 중국 의존 축소 흐름과 맞물려 한국 반도체의 베트남 수출 비중도 유의미하게 높아진 점도 주목됩니다.
베트남 수출 비중은 2020년 11.6%에서 2024년 12.9%로 높아졌습니다.
삼성전자의 IT 제품 생산 거점 이동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는 한때 자사의 전체 휴대전화의 17%를 생산하던 중국 후이저우 공장 문을 2019년 닫았고 해외 생산 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겼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중국으로 가던 메모리 등 스마트폰 중간재가 베트남으로 수출됐습니다.
세계 메모리 시장을 좌우하는 한국의 반도체 수출 지형도 변화는 미중 '반도체 전쟁', 미국 주도의 AI 데이터 센터 투자 붐 등 큰 산업 변화를 반영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세계 제조업 기업의 탈중국 흐름 가속화, 범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반도체 자립 강화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향후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나치게 높던 중국 의존도가 낮아지고 수출 대상국이 다변화하는 흐름은 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연합뉴스)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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