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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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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트럼프는 그저 미국 대통령…이제 세계 대통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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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않은 美국]⑥ 황르한 중국 화차오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인터뷰

[편집자주] 미국이 다시 트럼프라는 '갈지(之)'자 리더를 다시 맞는다. 취임 첫날부터 불법이민자 추방, 고율 관세 선언이 나올 전망이다. 보호무역을 펼칠 미국은 EU 탈퇴 후 고전하는 영국의 길을 걸을까, 당선인의 말대로 다시 위대해질까. '아메리카 온리'를 외치는 트럼프의 미국을 진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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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르한 중국 화차오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2024년 12월 20일 중국외문국 회의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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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들어낼 '미국 우선' 새 세계질서는 다양한 국면에서 조 바이든 집권기와 상당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미중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이며, 전선은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장기전 국면이 트럼프 2기를 거치며 보다 분명해진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황르한(黃日涵) 중국 화차오(화교)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겸 싱크탱크 '중국과 글로벌센터'(CCG) 일대일로연구소장 역시 "중미 관계는 우호적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 트럼프가 불러올 친미 동맹 이완이 미중 경쟁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20일 베이징 중국외문국(外文局·외국어출판발행사업국) 회의실에서 외문국 매체 '월간중국'과 공동 진행됐다.

-국제사회는 트럼프의 '불확실성'에 주목한다. 취임 후 국제정세와 중미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등 대중 강경파 인사들이 기용되지만 모든 결정은 트럼프 본인이 독단적으로 내릴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 문제, 팔레스타인 문제 등이 해결된 뒤에야 대중국 무역규제 등이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2기에도 한반도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반도 정세에 전환점이 올 가능성도 상당하다.

성인의 삼관(세계관·인생관·가치관)은 한 번 형성되면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트럼프의 국제관계 논리는 그의 저서인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기반으로 해석된다. 이를 감안하면 무역정책을 포함한 대중국 정책 전반에서 중미관계는 트럼프 1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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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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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미 정책엔 어떤 전략적 변화가 있을까.

▶중국의 대미 정책은 현재 관망 상태다. 미국이 어떤 정책을 내놓는지 확인한 후 대응하는 전략(견초탁초·見招宅招)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은 중미관계가 완전히 '파탄'에 이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밀월기나 가장 좋았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투쟁하되 깨지지 않는(두이불파·斗而不破) 상태가 될 것이다. 중미 관계 최악의 '파탄'은 중미 간 전쟁 발발이다. 전쟁을 막는 게 기본이다. 대화가 많아질수록 쌍방 간 이해가 증진되고 군사적 오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쟁 위협은 줄어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 중국과 협력을 통해서만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강력하게 충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미국이 투쟁을 선택한다면 중국은 물러서지 않는다. 협력을 기대하지만 투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브릭스(BRICS) 국가 추가 관세, 국제기구 탈퇴, 이민자 추방 정책 등이 미국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저 정책들은 동맹국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한국에도 큰 영향을 줄 거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데 가장 중요한 두 기둥은 △미국의 초강대국적 힘과 △동맹시스템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반체제적 대통령이다. 트럼프 1기처럼 미국은 동맹국들과 멀어질 것이다.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 같은 구호는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는 '세계의 대통령' 아닌 '미국의 대통령'으로 행동할 것이며, 한국에서도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할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 문제나 무역적자 면에서 절대 손해를 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 유럽 등에 청구서를 보낼 것이다. 한미동맹을 중요하다고 여기긴 할 테지만 그것은 자신의 경제전략에 우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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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르한 중국 화차오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2024년 12월 20일 중국외문국 회의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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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도 장기화하고 있다. 언제까지 지속될까.

▶아주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본다. 중미 간에 분명한 승부가 나기 전까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건 민주당이 집권하든 공화당이 집권하든 미국은 대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1기의 대중정책을 대부분 승계했고, 트럼프 2기는 다시 바이든의 정책을 이어갈 것이다.

중국 입장에선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준비해야 한다. 이전엔 미국이 앞서던 분야에서 중국이 점차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우주정거장 기술 등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의 가장 큰 대중국 억제는 반도체 억제인데, 중국 반도체 기술은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과는 아직 차이가 있지만 머지잖아 따라잡을 것으로 본다.

-이후 한중관계는 어떻게 전개돼야 한다고 보나.

▶한국은 현재 매우 큰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그래도 분명한 건 한국의 정치적 혼란 이후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한미동맹의 기초는 변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문제는 중한 간 우호 국면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다. 트럼프 집권 이후 변화 속에서 한국은 중국과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시했던 '중국에서 돈을 벌 뿐, 중국 내부 문제엔 개입하지 말자' 정도의 기조가 한국에 가장 좋다.

-트럼프 집권 이후 남북관계는 어떻게 형성돼야 할까.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 있는데, 북한도 안정 국면 유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북한의 연구자와 관료, 일반주민 모두 남북 관계를 잘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판문점에서 만난 한 북한 주민이 "우리(북한)는 풍계리 핵 시설을 폭파하고 미군 유해를 반환하는 등 미국의 요구 조건을 모두 수용했는데, 대체 미국은 왜 약속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느냐"고 물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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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르한 중국 화차오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2024년 12월 20일 중국외문국 회의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한 후 기자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중국외문국


[황르한 교수는…]

주목받는 중국의 신진 연구자로 중국 화차오대 국제관계학부 학장조리(보좌역) 겸 CCG 일대일로연구소장. 국제관계학·응용경제학 박사. 엘리트 청년조직 전국청연 멤버. '정치학과 국제관계 포럼' 창립자 겸 주편. 중국 국제관계고시 필독서 '국제관계 실무 핸드북'(2005) 저자.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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