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 구조로 '공익·영리 동시 추구한다'에 우려 목소리
힌턴교수 "비영리 지위로 세금혜택 받고 '먹튀'하려는 것"
2024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노벨상 수상자 강연을 하고 있다. 2024.12.8/뉴스 ⓒ News1 박지혜 기자 |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오픈AI가 자금 조달과 공익 추구를 동시에 실현하는 전략으로 '공익법인' 전환 계획을 밝혔다가 인공지능(AI) 업계와 학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5일 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기존 '이익제한기업' 구조를 미국 델라웨어주 기반 공익법인(PBC: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PBC는 영리와 사회 공헌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 구조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친환경 의류 기업 파타고니아 등이 PBC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공익 등을 강제하는 법률 조항이 존재하지 않아 일반 법인과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공익법인은 보통 주식(ordinary shares of stock)을 통해 일반 주식회사처럼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
오픈AI도 "주요 (경쟁 빅테크) 기업들이 AI 개발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해야 한다"며 지배구조 개편 목적을 숨기지 않았다.
오픈AI는 지난해 주요 공동창업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난 이후 자금 조달과 영리 활동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2023.9.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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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행보는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주요 기업·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이 적극 반대하고 있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였던 머스크는 오픈AI가 설립 당시 사명을 어기고 영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2월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AI 대부'로 꼽히는 제프리 힌턴 토론토 대학 교수도 오픈AI의 개편 방침에 반대를 표명했다.
힌턴 교수는 국제 청소년 연합 단체 '인코드 저스티스'(Encode Justice)와 협력해 머스크가 지난해 11월 제기한 가처분 소송(오픈AI-MS 간 파트너십 제한 등)을 지지하고 나섰다.
힌턴 교수는 AI 분야의 '개척자'로 불리며 구글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AI 머신러닝 기초를 확립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AI 전문가로 꼽히는 스튜어트 러셀 UC 버클리 컴퓨터과학과 교수도 인코드를 지지하며 가세했다.
이들은 오픈AI가 PBC로 전환하면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원래의 공익적 목적을 포기하게 되고 '윤리적 AI 개발'이라는 업계 표준까지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힌턴 교수는 "오픈AI는 명백히 안전한 AI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단체로 설립됐고 다양한 약속을 했다"며 "비영리단체라는 지위를 이용해 세금 혜택을 받았는데 (투자를 유치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AI 생태계 주체들에게 매우 부정적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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