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7 (화)

트럼프호텔 앞 사이버트럭 폭파범 "美 붕괴로 향하고 있다" 메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1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의 입구에 주차된 테슬라 사이버 트럭이 폭발해 불길에 휩싸여 있다.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새해 첫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타고 있던 미군이 미국의 사회·정치 상황에 불만을 나타내는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메트로폴리탄 경찰국(LVMPD)은 기자회견에서 사건 용의자인 미 육군 특수부대 소속 현역 병사 매슈 리벨스버거(37)가 범행 전 휴대전화 메모 앱으로 남긴 글 2건에 미국 사회·정치에 대한 불만과 가정 문제 등 개인적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리벨스버거는 메모에서 "미국이 불치병에 걸려 붕괴로 향하고 있다"며 "이것은 테러 공격이 아니라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인들은 볼거리와 폭력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며 "폭죽과 폭발물을 이용한 스턴트(위험한 장면)보다 내 요점을 더 잘 전달하는 더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했다. 또 "내가 잃은 형제들에 대한 마음을 정화하고 내가 앗아간 생명들에 대한 짐을 덜어내고 싶었다"고 썼다.

그의 메모에는 미국 정치 상황에 대한 불만이 적혀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먼저 평화적 수단을 시도해야 하지만, 연방 정부에서 민주당을 몰아내기 위해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성성은 좋은 것이고 남성이 리더가 돼야 한다"며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측근이자 최대 후원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적었다.

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 스펜스 에번스는 이 사건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다른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참전용사가 저지른 비극적 자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리벨스버거는 해외 테러 대응을 위해 고도로 훈련된 특수부대인 '그린베레'에서 2006년부터 복무했다. 아프가니스탄에 두 번 파견됐으며 우크라이나, 타지키스탄, 조지아, 콩고 등에서 복무했다. 그는 최근 독일에서 해외 근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범행 당시 휴가 중이었다.

리벨스버거는 사건 당일 오전 8시40분 트럼프 인터내셔널 라스베이거스 호텔 앞에 사이버트럭을 정차했다. 이후 차량이 폭발해 그는 숨지고 폭발 현장 인근에 있던 7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호텔 건물에는 거의 피해가 없었으며 투숙객 대부분은 다른 호텔로 이동했다. 리벨스버거는 차량 폭발 전 자기 머리에 총을 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새벽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는 차량 돌진 테러 사건이 벌어져 두 사건의 연관성이 의심됐으나 수사당국은 결정적인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