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체포영장 집행 막은 경호처장 지휘·감독 책임
제주항공 참사로 탄핵 소추 자제하던 민주 공세 강화
이대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등 공수처 수사관들이 3일 오전 8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검문소에 진입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력이 수사관들을 둘러싸 저지하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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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와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두고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던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불발이라는 새 국면을 맞았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줄탄핵' 공세에 제동을 건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강하게 압박하며 다음 수를 고심하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전날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지만 경호처 저항에 불발됐다. 공수처는 관저 200m 앞까지 진입했으나 경호처와의 충돌 우려로 집행을 중단했다.
민주당은 체포영장 집행이 경호처 저항에 불발되자 "명백한 2차 내란"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는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후에도 침묵을 지키는 최 권한대행을 겨냥한 성토가 쏟아졌다.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최 권한대행이 선제적으로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라는 명확한 지시를 내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영장 집행 방해가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최 권한대행 명의로 어떤 입장도 나오지 않았다"며 "경호처장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은 최 권한대행에 있지만 상황을 방임한 무책임한 행태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최 권한대행을 직접 대면해서라도 영장 집행 협조 명령을 촉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과 최 권한대행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를 두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 3명 중 1명을 임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권한대행으로서 권한을 넘어선 적극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최 권한대행의 선택적 임명이 용납될 경우 대통령 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기관 구성을 장악하게 되고 헌법 원리가 망가진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위헌적 행위를 한 것은 분명하지만 탄핵소추 추진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서도 최 권한대행의 탄핵을 주장하는 의견이 많지만 지난해 12월 국면을 고려해 탄핵 카드는 유보하겠다는 것이다.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모두 공석인 상황에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수습의 최종 책임자인 최 권한대행까지 탄핵할 경우 민심의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 안정을 위해 탄핵을 자제하기로 했던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최 권한대행에 대한 공세 수위를 조금씩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를 두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이 지지자들과 경찰로 북적이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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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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