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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관저 경호 지시 거부한 경찰... 경호처는 체포 막고도 오히려 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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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속 경호부대들, 관저 경호 지시 불응
경호처는 "무단 침입 유감, 법적 조치 예정"
한국일보

이대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등 공수처 수사관들이 3일 오전 8시 3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검문소에 진입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력이 수사관들을 둘러싸 저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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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으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대통령경호처의 육탄방어에 결국 무산됐다. 경호처장은 이날 경찰 경비단을 투입해 대통령 관저를 경호하라고 지시했지만, 경찰은 이에 불응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저 경비단 배치' 지시 불응


경찰에 따르면, 이날 관저 경호에는 서울경찰청 소속 101경비단과 202경비단, 22경호대 등이 배치되지 않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박종준 경호처장 요청을 받고 경찰청 고위급 간부에게 연락해 경찰 경호 인력을 관저에 투입하라고 지시했지만, 경찰이 이에 불응했다. 경찰 소속 경호부대인 101경비단은 용산 대통령실 본청 경비를 맡고, 202경비단은 외곽 경비를 담당한다. 22경호대는 대통령 일정 시 주변 경호를 맡는다.
한국일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 도로를 대통령 경호 인원들이 차량으로 막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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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고 공수처와 함께 출동한 경찰관들이 관저를 지키는 경찰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경호처 지시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적법 절차에 따라 근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공조본은 이날 관저 진입에는 성공했으나, 경호처가 세 번이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했다. 도로에 버스를 가로로 주차하거나, 경호처 직원 50여 명과 군부대 인력 30∼40명 등을 동원해 ‘인간 벽’을 만들기도 했다. 이 자리에 있던 대통령 경호처 차장 등이 "우리는 경호법에 따라 경호만 할 뿐이고 영장은 우리가 판단하기 어려우니 변호사와 상의하라"며 집행을 막자, 경찰 관계자는 그 자리에서 현행범 체포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저지선을 뚫은 뒤에도 버스로 만든 차벽과 인간벽이 2차 저지선 역할을 했고, 옆쪽 산길로 150m를 오른 뒤에는 버스와 승용차가 뒤얽힌 3차 저지선까지 있었다고 한다. 관저 건물로부터 약 200m 떨어진 좁은 통로에서 경호처·군 인력과 공수처·경찰이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협의 끝에 공수처 검사 3명이 3차 저지선을 지나 관저 문 앞까지 이동했지만 윤 대통령은 만나지 못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수사권 없는 기관이 청구한 영장"이라며 맞섰다.

경호처 압박 나선 경찰과 공수처


경찰과 공수처는 관저에서 철수한 뒤 경호처 압박에 나섰다. 경찰은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4일 경찰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공수처는 "최 권한대행에 경호처로 하여금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도록 명령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호처는 그러나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경호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법적 근거도 없이 경찰 기동대를 동원해, 경호구역과 군사 기밀 시설을 시설장 허가 없이 출입문을 부수고 근무자에게 부상을 일으키며 무단으로 침입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행위를 자행한 책임자와 관련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호처는 이날 관저에 경찰 경비단 대신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을 배치했지만,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온 공조본과 충돌 상황이 생길 수 있어 후방 근무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55경비단장에게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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