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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시설 고등학교만도 못해"···서강대, 13년만 등록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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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등록금 4.85% 인상

"등록금 동결로 대학 운영난 심각"

타 대학들도 동참할지 귀추 주목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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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가 2025학년도 등록금을 4.85% 인상하기로 했다. 전국 주요 대학들이 교육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2012년부터 등록금을 동결해 온 가운데 서강대가 처음으로 총대를 메면서 다른 대학들도 인상 행렬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3일 서강대에 따르면 서강대는 지난달 26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학부 등록금을 4.85% 올리는 안을 의결했다.

학교 측은 등록금 동결이 대학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 교직원위원은 “계속된 등록금 동결로 인해 대학 시설 수준이 초·중·고등학교나 일반 가정집 수준보다도 못하다. 대학 시설이 학생들에게 감동은 커녕 오히려 초라한 느낌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지난 10여 년간 등록금 동결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교직원위원은 “현재 기업에서 근무 중인 인공지능(AI) 분야의 전문가를 교원으로 초빙하려 했으나 큰 임금 차이로 인해 고사한 사례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서강대에선 이미 지난해부터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왔다. 지난해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선 학생위원 측에서 먼저 “학생들도 좋은 교수님들께 우수한 교육 환경에서 수업을 받고 싶은 심정”이라며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위원회는 학부 등록금 동결안을 9명 중 6명 찬성으로 의결했지만, 교직원위원 1인, 학생위원 1인, 외부전문가위원 1인은 반대표를 던졌다.

주요 대학들은 지난 2012년부터 13년째 등록금 동결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교육부가 국가장학금 2유형을 신설하고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게만 재정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등록금을 강제로 묶었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재정지원의 중요성이 퇴색됐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서강대 측은 “2012년 당시에는 현재보다 지원금이 많아 이를 포기하고 등록금을 인상할 수 없었지만 현재는 등록금을 인상해 국가장학금 2유형을 보전하고 그 외 학교가 필요한 부분에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서강대는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국가장학금을 받던 학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이들의 장학금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등록금 추가 인상분의 사용처로는 △장학금 보전 54% △시설 개선 26% △교원 확충 및 우수 교원 확보 20% 등이 제시됐다.

서강대가 첫 주자로 나서면서 타 대학도 인상에 나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작년 전체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연간 757만원으로 미국 사립대 등록금(4만2162달러)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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