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딸 보러 가겠다' 협박 30대 싱글맘 죽음 내몬 사채업자 구속 기소

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등 혐의
싱글맘 외 추가 피해자 5명 확인돼

서울북부지검. 한국일보 자료사진

홀로 딸을 키우던 30대 '싱글맘'을 협박해 죽음으로 내몬 사채업자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3일 서울북부지검은 대부업법, 채권추심법,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전날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A씨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청구 조치도 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에게 불법 추심을 당한 피해자는 30대 싱글맘 외에도 5명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약 4개월간 대부업 등록 없이 사회적 취약계층인 피해자 6명을 상대로 총 1,760만 원을 수천%의 고금리로 빌려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법정 이자율 20%를 훌쩍 넘는 연이율 2,409% 내지 5,214%의 이자율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또 채무자들의 가족과 지인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불법 추심행위, 대부업 운영을 위해 타인 명의의 계좌와 휴대폰을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유치원생 딸을 홀로 키우던 30대 여성 B씨는 A씨를 비롯한 사채업자들의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지난해 9월 전북 완주시의 한 펜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사채업자들에게 수십만 원을 빌렸으나, 수천%에 달하는 이자율 탓에 한 달도 되지 않아 원리금만 1,000만 원에 이르러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업자들은 B씨 가족과 지인에게 'B씨가 성매매업에 종사한다' '돈을 빌리고 잠수를 탔다' 등의 내용과 욕설이 담긴 문자를 수백 통 전송하며 상환을 독촉했다. 심지어 B씨 딸이 다니는 유치원에 전화해 아이를 보러 가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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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현재 A씨 외에 싱글맘 사건에 가담한 또 다른 사채업자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의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 유지 및 범죄수익 환수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향후에도 불법 사금융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