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6 (월)

최상목 결단으로 尹 체포 가능한가... 전문가 "권한대행, 경호처 지휘권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상목 권한대행 경호처 지휘에 침묵
군통수권 가진 최 대행, "경호처 지휘권도 있다"
한국일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한 3일 오후 공수처 관계자들과 경찰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철수하고 있다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 경호처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끝내 막아서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호처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상황에서 사실상 경호처에 지시를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권한이 최 권한대행에게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는 수사관과 경호원 간 물리적 충돌만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진다.

대통령 권한대행, 경호처 지휘권 있나


3일 최 권한대행 측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최 권한대행은 관계기관에서 법과 절차에 따를 것으로 알고 있다"며 "권한대행은 민생과 무안공항 사고 대처 등 현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 권한대행에게 경호처가 영장 집행에 협조할 수 있게 지휘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최 권한대행 측은 아직 적극적인 실행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호처에 대한) 지휘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어 입장을 말씀드리기 애매하다"며 "(권한대행이 경호처 지휘에) 직접 개입을 했던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은 경호처의 업무를 총괄하고 지휘하는 경호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 경호처의 경호 대상이면서 경호처장의 임명권자이기 때문에 법조계는 대통령이 경호처에 대한 지휘권을 가졌다고 본다.

다만 쟁점은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는 권한대행에게도 똑같이 '지휘권'이 있는지 여부다. 대통령 경호법 4조는 '대통령 권한대행과 그 배우자를 경호처의 경호 대상으로 한다'고 적혀 있지만 권한대행의 지휘 범위에 대한 서술은 없다.

전문가들 "경호처 지휘권 있다"

한국일보

이대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등 공수처 수사관들이 3일 오전 8시 3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검문소에 진입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력이 수사관들을 둘러싸 저지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체로 권한대행에게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지휘권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건일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윤 대통령이 여전히 대통령 직위는 갖고 있으나 최 권한대행이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니 경호처장의 임명권자는 최 권한대행으로 봐야 한다"며 "임명권자이자 경호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덕인 부산과학기술대 경찰경호학과 교수는 "최 권한대행이 최근 군 통수권자로서 최전방 부대를 찾아 대북 대비태세를 점검한 것처럼 경호처에 대한 임명권과 지휘권도 당연히 갖게 된 것"이라며 "경호처가 법질서를 따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권한대행에게 지휘권이 있는지 여부와 별개로 경호처가 영장 집행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쉽사리 따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사기관이 현직 대통령을 체포한 전례가 없는 데다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어도 여전히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어 법적인 경호 대상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수행경호과장 출신인 김환목 신안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어디까지 지시할 수 있는지 규정도 관례도 없기 때문에 영장 집행에 협조할지 판단하는 것은 결국 경호처장의 몫"이라며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 역시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경호처에서도 나쁜 전례를 남기지 않으려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