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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지평선] 뜨거운 난로와 여론조사 해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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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비판과 칭찬에 피아를 가리지 않는 공정하고 날카로운 '사이다' 이미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던 경기도지사 시절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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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조직이론은 구성원을 징계할 때는 ‘뜨거운 난로의 법칙’(Hot Stove Rule)을 따라야 한다고 주문한다. △만져보지 않아도 뜨거운 줄 알고(사전 경고) △닿을 때마다 화상을 입히며(인과성) △만지는 즉시 데면서(즉시성) △누가 만지더라도 상처를 입는(공평성) ‘뜨거운 난로’여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처벌을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의 잘못부터 정리해야 징계 행위의 명분이 생긴다는 논리다.

□MZ세대가 등장한 이후 조직이론에서 새롭게 각광받는 개념이 ‘팔로어십’이다. 상사에게 순응하는 대신, 명령과 지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부하에게 주목한다. 요즘 대부분 회사에서도 MZ세대는 전통 개념의 부하가 아니다. 조직에 맹종하기보다는, 윤리·도덕적이고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잘못된 지시에 반발하며 이행을 거부한다. 비전과 목적을 공유하는 리더에 대해서만 협력한다. 지난달 불법 계엄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일반 군인과 시민들의 모습이 이를 보여준다.

□훌륭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성실한 팔로어가 돼야 한다. 집단 수장이 발휘하는 리더십도 긍정적 팔로어십을 유도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부하가 상사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는 리더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대할 것인가 부정적으로 대할 것인가, 성공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인가, 아니면 항명하는 부하가 될 것인가는 리더가 얼마나 존경을 받는가에 달렸다. 이 역시 12월 3일 밤, 국민들이 보여줬다.

□한국일보 등 주요 언론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예상대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선 경쟁 관련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30%대 지지율이었다. 그러나 시민들이 더 높은 50~60%대 비율로 응답한 부분이 있다. 개헌과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이었다. 일부 전문가들도 개헌 논의 필요성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우려를 표시했다. ‘본인 재판엔 소극적이면서, 대통령 탄핵만 밀어붙인다’는 여당 반발도 괜한 트집만은 아니다. 비판과 칭찬에 피아를 구분하지 않는 '사이다' 이미지로 정치적 자산을 쌓은 이 대표가 개헌 문제와 사법리스크에 대한 껄끄러운 질문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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