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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필리핀 영해서 '중국산 추정 수중 드론' 발견… 양국 관계 더 악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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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수중 항행·통신 시스템으로 추정
필리핀 당국, 국가 안보 위협 가능성 무게
중국 해경, 새해 첫날 남중국해에서 훈련
한국일보

필리핀국가경찰청(PNP)이 2일 공개한 중국산 추정 수중 드론. 지난달 30일 필리핀 중부 해역에서 발견됐다. 필리핀국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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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하는 필리핀의 영해에서 중국 군사 장비로 의심되는 무인잠수정(UUV·수중 드론)이 발견됐다. 최근 필리핀의 미국 중거리미사일 발사 체계 ‘타이폰’ 도입을 두고 필리핀·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중국군의 대(對)필리핀 해상 감시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양국의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3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전날 자국 경찰청에서 중국군 소유로 추정되는 수중 드론을 인도받아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필리핀 중부 마스바테주(州) 산파스쿠알 지역 바닷가로부터 약 9㎞ 떨어진 해상에서 어민들이 발견해 경찰 당국에 신고했던 수중 드론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수중 드론은 약 2m 길이로, 꼬리날개가 달린 어뢰 모양을 하고 있다. 노란색 겉표면에는 ‘HY-119’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필리핀 경찰 관계자는 “우선 온라인을 통해 조사해 본 결과, HY-119는 중국산 수중 항행·통신 시스템을 언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정찰·감시 용도에 쓸 수 있는 ‘눈’과 안테나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무기는 장착돼 있지 않았지만, ‘필리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당국에 보고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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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의 중거리미사일 발사 체계 '타이폰'의 모습. 미 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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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중 드론은 △필리핀의 미국산 중거리미사일 체계 배치 발표 △중국의 강력 비난 등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시점에 발견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필리핀군은 지난달 23일 “주권 보호를 위한 선택”이라며 미국산 타이폰 도입 방침을 공개했다. 타이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에스엠(SM)-6 신형 요격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토마호크의 최대 사거리는 2,500㎞다. 필리핀에서 발사해도 중국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중국은 “필리핀이 우리나라를 노골적으로 겨냥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양국 외교 당국은 미사일 배치 당위성을 두고 설전을 벌여 왔다.

중국 해군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스카버러(황옌다오) 암초 인근에 ‘괴물 선박’으로 불리는 1만2,000톤급 순찰선을 주둔시키고 헬기 훈련도 실시했다. 이번 수중 드론 발견은 중국군이 비슷한 시기, 바다 밑에서도 필리핀 해역을 몰래 정찰했다고 볼 만한 정황인 셈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일 사설에서 “필리핀의 행동 때문에 남중국해에서 지정학적 대립과 군비 경쟁이 악화하는 것”이라며 “필리핀과 외국 강대국 간 군사 협력 확대가 오히려 남중국해를 잠재적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갈등 책임을 필리핀에 돌린 것이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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