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고수익' 미끼 42억 사기로…1심 징역 6년

캐나다로 도피해 8년간 생활…자금 떨어지자 자수서 제출

"거액 편취하고도 피해자 비난…죄질 무거워"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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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수익 주식 투자를 미끼로 투자자들에게 42억 원을 가로채 캐나다로 도주한 50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권 모 씨(51)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속적, 반복적으로 피해자에게 자신의 지위, 능력, 재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 42억 원을 넘는 거액을 편취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피해자가 돈에 눈이 멀어 허황된 거짓말을 쉽게 믿은 것'이라며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범행을 진정으로 반성하며 책임을 느끼고 있는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편취당한 돈 절반 정도는 피고인이 투자 수익금 명목으로 돌려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여전히 잔존 피해 금액이 21억여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비록 귀국할 생각으로 스스로 밴쿠버공항으로 가 불법체류자로 현지 경찰에 체포되고 입국 전 자수서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당시 피고인 수중에 자금이 떨어지면서 노숙 생활까지 하게 되자 귀국을 결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8년간 도피 기간 배우자, 자녀와 함께 캐나다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누린 반면, 피해자는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은 것은 물론 피고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권 씨는 지난 2013년 '주식투자로 큰 수익을 올려주겠다'며 피해자로부터 42억여 원을 가로챈 후 2015년 9월 캐나다로 도피했다.

권 씨는 "내가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 "강남에 빌딩이 있다", "자금을 투자하면 잘 아는 회장님과 함께 주식 등에 투자해 10배 이상 수익을 올려주겠다"고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권 씨는 비자 기간이 6개월 넘은 사실이 현지 경찰에게 적발돼 출국 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

대검찰청은 2016년 10월 캐나다 국경관리청에 권 씨 소재 파악을 요청하고 이듬해부터 캐나다 국경관리청과 공조에 나섰다.

캐나다 당국은 대검 국제협력담당관실에서 파악한 권 씨 가족의 출국 내역, 소재지와 동향 자료 등을 토대로 지난달 7일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피의자를 검거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에서 권 씨 신병을 인수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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