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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책 읽는 맛 [이지은의 신간: 읽다, 잇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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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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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자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공유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고 말했다.[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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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는 5일간 무려 15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특히나 눈에 띈 점은 문전성시를 이룬 젊은이들이다. 'MZ 세대는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이 무색하게 현장은 20·30대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책 읽기'에 빠진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이미지와 영상에 익숙한 세대가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를 찾는 모습은 분명 반가운 현상이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독서 경험을 남기거나, 책과 관련된 장소·소품 등 정보를 공유하며 '책 읽기'를 즐긴다.

이런 트렌드를 증명하듯 '텍스트힙(Text hip·글자를 뜻하는 '텍스트'와 '개성 있다·멋있다'란 뜻의 '힙하다'의 합성)'은 올해 가장 핫한 키워드로 꼽힌다. 최근엔 '독파민(독서와 도파민의 합성어)' 같은 신조어도 등장했다. 여기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젊은이들의 독서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읽다, 잇다, 있다」는 기발한 책부터 어려운 책을 거쳐 신나는 책까지, 이색적인 리드 레터(Read letter) 24편을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저자는 "어려운 책에는 어려운 내용이 따라오고 쉬운 책에는 쉬운 내용이 따라오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책에 미래의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그리고 숨어 있는 책들 가운데 '탁월한 책 읽기의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했다"며 집필 이유를 밝힌다.

3부로 나눠 부별로 8편의 독후감을 소개한다. 먼저 '기발한 책' 편에는 카슨 매컬러스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 1, 2', 브라이언 그린의 '엔드 오브 타임' 등을 수록했다. '어려운 책'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우리가 고아였을 때' 등을, '환희의 책' 편에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찰스 디킨스의 '어려운 시절', 로베르토 볼라뇨의 '칠레의 밤' 등을 실었다.

이 책은 문학과 비문학을 적절하게 분배하고 있다. 잘 알려진 몇몇 도서들과 함께 '좋지만 어려운', 혹은 재미보다는 의미나 교훈을 주는 도서들도 고루 소개한다.

수록된 문학책들은 대부분 조금 어렵다고 인정받는 책들이다. 저자는 '칠레의 밤'과 '세상 종말 전쟁'을 특별히 추천하며, "독자들에겐 낯선 책이지만, 읽고 나면 푹 빠질 만한 책"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난도 때문에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면 이 독후감들을 통해 "이런 책에도 즐길 요소가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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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에는 과학·사회·철학 등 다양한 책을 수록했는데, '자기계발'이나 '경제경영' 분야보다 본격 인문서가 주를 이룬다. 이중 저자는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와 '진리의 발견'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책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진 자료와 그림을 함께 수록해 감상을 돕는다. 저자는 "'입체적인 책 읽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독자와 공유하고 싶어서"라며, "예컨대, 그림 자료를 찾아가면서 '지식의 지도'를 읽다 보면,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스페인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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