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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대통령 가짜 출근' 취재 '입틀막'?‥'건조물 침입'으로 입건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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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의 늑장 출근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이 탄 것처럼 가짜 경호 차량을 운행해 왔다는 의혹이 지난달 제기됐습니다.

그때마다 경찰은 가짜 차량을 두고 똑같이 교통 통제를 했다는 건데요.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경찰이 오히려 이를 취재한 한겨레 신문 기자를 입건해 검찰로 넘겼습니다.

수사과정에선 '영웅놀이 하고 싶은 거냐'는 막말도 했다는데요.

고병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29일 오전 9시 2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출발한 차량 6대가 경찰의 교통 통제 속에 4분 만에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4시간이 지난 오후 1시 9분, 한 무리의 차량이 다시 경찰의 도움을 받아 관저에서 대통령실로 이동했습니다.

둘 중 하나는 '가짜 출근'인 셈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9시에 출근했다면 똑같은 경호 차량이 오후에 다시 움직일 이유는 없습니다.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우리 직원들끼리도 '아까 그 차는 뭐야' 그러면은 '그건 가짜야, 빈 차야'. '왜 그런 건데' 그러면 '출근하는 척하는 거지'…"

한겨레신문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1달간 이처럼 '위장 출근'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적어도 3차례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직 경찰만 가입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엔 '기동대랑 용산은 이미 다 아는 사실', '여름엔 더 심했다'는 등 격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깡통 차량'에 대한 '가짜 경호'를 경찰이 '위장 제대'로 부른다는 사실도 공개됐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진상 파악 대신, 오히려 취재 기자를 입건해 속전속결, 조사 하루 만에 검찰로 넘겼습니다.

한남동 관저 주변 상가 옥상에 허락 없이 올라갔다는 이유로 '건조물 침입'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취재 기자의 휴대폰 등 소지품을 수색하고 '영웅 놀이를 하고 싶은 거냐'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김채운/한겨레신문 기자]
"(경찰로부터) 거기를 왜 올라갔느냐, 기자 놀이·영웅 놀이를 하고 싶은 거냐, 그 마음은 알겠는데 지금 이렇게 문제가 되면 나중에 결혼도 못 한다. 이런 식의 발언까지도 제가 들었었고…"

[이상희/변호사]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해쳤느냐가 제일 중요한데… 취재 목적으로 들어간 행위에 대해서 건조물 침입을 적용해서 수사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

경찰은 건조물 침입혐의가 명확해 절차대로 바로 검찰에 넘긴 것 뿐이며, 영웅놀이 같은 부적절한 말은 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앞서 윤 대통령의 군 골프장 라운딩을 취재한 또 다른 언론사 기자에 대해서도 '건조물 침입'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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