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안공항 유족들만 횡재'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보상금 받을 생각에 속으로는 싱글벙글할 듯'이라고 했다. '유족들이 항공사를 망하게 한다'며 사고 경위와 무관한 글도 많다. '정치세력의 자작극' '북한의 대남 공작' 등 음모론도 있다. 모두 유족들을 모욕·조롱하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행태다.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도 힘든 유족들은 막장 글을 접하고서 또 한번 충격을 받아 극단적 선택에 내몰릴 수도 있다. 지난해 3월 김포시청의 도로 담당 공무원은 온라인상에 '차량 정체가 극심하다'는 불만과 함께 본인 신상정보와 악성 글들이 올라와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과거 세월호·이태원 참사 때도 악플 피해를 경험했지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혐의 검거 건수는 2021년 1만7243건, 2022년 1만8242건, 2023년 2만390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유족을 두 번 울리는 악성 글 게시 및 유포자는 사회기강 차원에서 반드시 찾아내 엄벌해야 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악의적 허위 정보 등을 담은 게시글과 댓글에 대한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번 국회에서는 법적 정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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