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남동 尹 관저 앞 기습 점거 지지자 4시간30분 만에 내보내

2일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 입구 앞에서 경찰 병력이 농성중이던 보수단체 회원 및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강제 해산시키고 있다. /뉴스1

경찰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을 기습 점거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60여 명을 해산시켰다. 점거 4시간30분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자 60여 명은 이날 낮 12시20분쯤 경찰 저지선을 뚫고 대통령 관저 정문 앞으로 진입해 도로 위에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관저로 오면 몸으로 막겠다는 취지였다.

용산경찰서는 이들을 향해 5차례 해산 명령을 내렸으나 시위대는 따르지 않았다. 경찰은 농성 중인 시위대에게 “도로를 점거하여 미신고 집회와 시위를 계속하는 등 불법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행위로 많은 시민들의 불편이 야기되고, 공공의 안전과 질서에 위험이 초래되고 있다”고 했다. 취재진과 시민들에게는 “위험하니 인도로 이동해달라”고 요청했고, 관저 앞 인도 통행을 차단했다. 이후 오후 4시40분쯤 경찰 4명이 시위자 1명을 잡아 들어내는 방식으로 해산 조치를 시작했다.

이들은 ‘계엄 합법, 탄핵 무효’, ‘내란수괴 이재명’ 등의 피켓을 들었다. 경찰의 조치가 시작되자 도로에 드러눕고 발버둥 치며 저항했으나 10분 만에 모두 이동됐다. 해산 과정에선 “윤석열” 등을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중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은 앞서 두 번째 해산 명령을 내린 뒤 집회에 참여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 이하상 변호사를 먼저 이동시켰다. 이 변호사는 확성기를 입에 대고 “독직 폭행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 이하상 변호사가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해 경찰의 이동 조처를 당하는 중 확성기를 입에 대고 있다. /정두용 기자

이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라 집회·시위가 금지되는 곳에서 농성을 벌여 강제 해산됐다. 집시법 제11조에 따르면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집회·시위가 금지된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는 모두 관저 100m 밖에서 열리고 있다. 현재 윤 대통령 지지자 5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 기준)은 관저에서 200m쯤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집회 중이다. ‘윤석열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관저에서 100m 이상 떨어진 볼보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두용 기자(jdy2230@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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