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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체포영장 발부한 판사 탄핵 검토”…윤 대통령 엄호 나선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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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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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법원과 이를 집행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맹공을 퍼부으며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전날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강성 지지자들에게 방어를 요청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자 여당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편법과 꼼수로 대통령에 대한 불법적 영장 발부를 자행한 법원과 공수처는 법치파괴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라고 밝혔다.

이들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법원이 영장에 ‘군사상·공무상 비밀 시설과 자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수색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조항을 적용 예외로 적시한 것은 삼권 분립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률 효력 정지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오로지 헌법재판소만이 할 수 있으며, 그 외에는 전적으로 입법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또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공수처를 향해서도 수사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수처가 헌법 제84조에 따라 내란 또는 외환의 죄가 아닌 직권남용죄로 현직 대통령을 수사 및 기소할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며 “내란죄 수사권이 있는 경찰에 즉시 사건을 이첩하는 것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판사 쇼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수처는 ‘1심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관할로 한다’는 규정의 예외 조항을 적용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음에도 진보 성향 관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영장전담판사가 홀로 있는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했다”고 했다.

이들은 노동자단체인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혼란을 틈타 폭력을 조장한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들은 “민노총은 내부 공지를 통해 1월3일 자정까지 복면을 착용하고 집결해 경호처 총기사용을 유도하고 총기 사용 시 일제히 관저 진입 계획까지 하달했다는 믿기지 않는 제보도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민주노총을 음해하고 보수세력의 폭력을 유발하기 위한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법사위원이자 판사 출신인 장동혁 의원은 기자회견 후 “사법부에 사망을 고한다”며 “법은 권력 앞에서 움츠려서도 안 되지만 권력 앞에서 이성 잃은 야수로 변해서도 안 된다. 이번 체포영장으로 인해 사법부는 이제 정치를 먹고 사는 괴물이 되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검토할 방침이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영장판사의 불법적 영장 발부에 대해 지도부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탄핵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윤 대통령 체포 시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나경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수처의 영장 청구와 법원의 발부가 ‘꼼수’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모든 과정들, 이 모든 절차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이라며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번 조치는 불법 무효이자 사법부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린 행위”라며 “견고한 좌파 사법 카르텔이 작용하기 때문에 영장 발부가 가능했다. 대법원은 신속히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 열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모두 사퇴하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공수처가 영장쇼핑을 한다는 건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사법부를 겁박하는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내란범죄자를 옹호하는 진짜 이유를 밝히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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