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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계엄·탄핵 릴레이에 환율 아노미...명품 플랫폼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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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명품 화장품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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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계엄과 연이은 탄핵 등 정국 불안으로 환율이 솟구치면서 뷰티·패션 등 명품 수입품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398.75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이후 15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 가결된 후에는 금융위기 당시인 1480원을 넘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과 증권가 등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도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미국을 본사로 둔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대다수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기준화 대비 진출한 모든 시장에서 가격을 유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환율 상승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미국계 명품 화장품사인 에스티로더그룹의 경우 에스티로더, 맥, 라메르, 바비브라운, 아베다, 조말론런던, 톰포드뷰티, 르라보 등 12개가 넘는 브랜드를 국내에서 운영 중이다. 앞서 에스티로더그룹은 2024년 8월 하반기 주요 브랜드들의 면세점 가격을 평균 2% 안팎으로 인상한 바 있다.

설상가상 2024년 초 1300원대였던 원·유로 환율도 1500원대를 넘어서며 11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로화를 기준으로 하는 프랑스 브랜드들은 국내 명품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고환율에 따른 가격 줄인상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명품 회사인 샤넬의 경우 유로화 대비 10% 내외로 모든 시장의 가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샤넬은 자사 화장품 주요 품목을 최대 10%까지 인상한 바 있는데 이 시기 디올뷰티, 메종프란시스커정 등 다른 화장품·향수 브랜드들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그룹도 프랑스가 본사다. 2024년초 로레알은 랑콤, 입생로랑, 키엘 등 자사 운영 15개 브랜드의 면세점 및 국내 매장 가격을 최고 4%대 인상한 바 있다.

환율 상승에 재무위기에 처한 명품 플랫폼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고물가 장기화로 명품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수입 및 판매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함께 크게 성장했던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등 국내 명품 플랫폼들은 팬데믹 종료 후 명품 매장과 비교시 경쟁력을 잃고 적자를 누적하고 있다.

발란의 경우 2020년부터 3년간 누적된 적자액만 700억원이 넘는다. 현재 자본총계는 -77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동종 업체인 머스트잇도 2023년 기준 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트렌비 역시 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명품 수입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에 무역거래가 완료된 판매분까지는 영향이 없으나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라며 "명품 플랫폼의 경우 총판을 하는 수입사들 보다 상황이 더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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