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5 (일)

50명 사상 미 뉴올리언스 돌진 차량에 IS 깃발…“단독 테러범 아닐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1일 새벽 차량 돌진 테러가 발행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거리에 출입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뉴올리언스/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새해 맞이 인파를 향해 픽업트럭을 돌진시켜 15명을 숨지게 한 전직 미군이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해 첫날 발생한 이번 참사는 2001년 9·11 테러 뒤로도 미국 영토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관련된 대형 테러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연방수사국은 1일 새벽(현지시각) 뉴올리언스의 유흥가인 버번스트리트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범인 섐서딘 자바르(42)가 몬 픽업트럭에서 이슬람국가의 깃발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차량에서 사제폭발물 2개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차량 돌진 직후 총격전을 벌이다 경찰 2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사살당한 자바르와 근본주의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연방수사국은 자바르가 만든 동영상도 입수했다. 시엔엔(CNN)은 자바르는 동영상에서 자신의 이혼 사실을 언급했고, 행사를 이유로 가족을 불러모아 살해하려 했다는 내용도 있다고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하지만 마음을 바꾸고 이슬람국가에 합류했다며 그 동기와 목적을 설명했다고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바르가 “공격 몇 시간 전에 살해 욕망을 표현하면서 자신이 이슬람국가의 영향을 받았음을 시사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수사를 지휘하는 연방수사국의 알리시아 덩컨은 “단독 범행이 아닐 것으로 본다”며 “테러 조직 연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자바르는 텍사스주에서 태어나고 산 미국 시민이다. 미국 육군은 그가 2007년부터 2015년까지는 현역, 이후 2020년까지는 예비군으로 복무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2월부터 1년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파병됐다. 현역 때는 인사, 예비군 때는 정보기술(IT)이 주특기였다.



뉴욕타임스는 자바르가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나중에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그 가족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번 이혼 경력이 있는 그는 전역 후에는 부동산 업체 세일즈맨을 했다고 한다. 자바르의 전처 남편은 그가 최근 이상한 행동을 했다며, 이에 자신과 아내는 자바르가 과거 결혼 생활에서 얻은 두 딸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자바르는 오랜 군 생활 뒤 민간에 적응하기가 어렵다는 불만도 털어놨다고 한다.



자바르는 이날 새벽 3시15분께 새해 맞이 행사 참석 인파가 몰린 버번스트리트에 픽업트럭을 돌진시켜 15명의 목숨을 빼앗고 35명을 다치게 했다. 앤 커크패트릭 뉴올리언스 경찰서장은 그가 “매우 의도적인 행위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차로 치려고 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지 버번스트리트는 재즈의 발상지이자 유명 관광지인 뉴올리언스에서 인기가 많은 ‘프렌치 쿼터’에 속하며, 노래 공연장, 바, 레스토랑이 몰려 있다. 자바르는 불꽃놀이 등 새해 맞이 행사로 사람들이 몰리는 때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주에서 온 짐 마우러와 그 가족은 흰색 픽업트럭이 빠른 속도로 바리케이드를 들이받는 것을 봤고 총격 소리도 들었다고 시비에스(CBS)에 말했다. 이들은 사람들을 구조하러 달려갔으나 “그들은 확실히 숨이 끊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고 했다. 피해자들 중에는 당일 예정됐던 대학 미식축구 슈거볼 4강전을 보려고 뉴올리언스에 온 이들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뉴올리언스시가 다음달 9일 개최되는 프로 미식축구 슈퍼볼 경기를 준비하며 차량 진입 차단 장치를 철거한 것도 피해를 키운 요인이 됐다. 경찰은 대신 순찰차와 임시 차단 시설을 배치했지만, 자바르는 순찰차와 건물 사이의 인도를 통해 차를 몰고 버번스트리트로 진입했다.



자바르가 그 깃발을 차에 남긴 이슬람국가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넓은 지역을 점령하고 2014년 신정 국가 성립을 선포한 조직이다. 이슬람국가는 미국 등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2019년 영토 기반을 상실했으나 잔존 세력이 남아 있다. 이슬람국가 잔당 퇴치를 명목으로 시리아와 이라크에 병력을 남겨 놓은 미국은 최근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직후 이슬람국가의 재부상을 막겠다며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