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자산 6조 원 가량 증가
상품 수도 1년새 11개→34개로
트럼프 재집권으로 변동성 확대 우려
대응 방안으로 버퍼형 상품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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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금융상품인 옵션 매매를 활용해 매달 배당금(분배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지난 한 해 9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업계에서는 이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 세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며 하락 위험을 상쇄할 수 있는 전략을 활용한 ‘버퍼형 ETF’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지난 2023년 말 7748억 원에서 지난달 27일 기준 6조 7593억 원으로 1년 새 8.72배 증가했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매수와 함께 콜옵션(특정 자산을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분배금 재원을 마련한다. 통상 횡보장에서 효과적인 전략으로 콜옵션을 매도함으로써 수익률 상단이 제한되지만 월배당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지난해 투자 수요가 몰렸다.
상품 수도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버드콜 ETF 수는 34개로 1년 전(11개)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자산운용사들은 기초 자산 상승률을 100% 반영하지 못하는 커버드콜 ETF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옵션 비중을 조정하거나 매도 주기를 주나 일 단위 등으로 짧게 설정하는 등 전략을 다변화했다.
한편 최근 운용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재집권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에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새로운 상품인 버퍼형 ETF 출시를 고민 중이다. 버퍼(Buffer)형 ETF란 이름 그대로 주가 하락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버퍼를 제공해 주는 전략으로 기존 커버드콜 ETF와 동일하게 콜옵션을 매도하지만, 해당 재원을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게 아닌 풋옵션(특정 자산을 일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하는 전략이다. 버퍼 ETF는 미국에서 2018년 출시되기 시작해 지난해엔 칼라모스 인베스트먼츠, 블랙록 등이 최대 100%까지 하방 버퍼를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안정적으로 투자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퇴직 연령층의 투자 자금이 몰리며 지난해 순자산 규모가 60조 원 넘게 증가했다. 다만 버퍼형 ETF는 약속된 손익을 받으려면 정해진 만기를 지켜야 하고 보수도 일반 ETF보다 높아 국내에서는 첫 상품 출시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에 따라 치솟는 미국 국채 금리와 향후 물가 상승 우려에 따른 기준 금리 인하 지연으로 투자자들 사이 불안이 커진 상황”이라며 “미국 투자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고점 우려도 있는 만큼 주가 손실에 따른 위험을 최대한으로 줄여주는 상품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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