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
2025년 뱀의 해가 밝았다. G2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20% 이상 차지하는 중국의 올해 경제는 어떨까. 우선 글로벌 IB는 대부분 성장률 하락을 예상한다. 예컨대 골드만삭스는 4.5%, UBS와 모간스탠리는 각각 4.0%와 3.9%로 중국 경제가 2024년 대비 1%가량 하락할 것으로 봤다. 왜냐면 부동산 침체로 2년 이상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지금까지 효자역할을 한 수출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내 의견은 다르다. CICC(중국국제금융공사)는 5.5%, 중신증권은 5.0%로 글로벌 IB 대비 1.0~1.5%포인트 높을 뿐 아니라 2024년보다 되레 좋게 본다. 이유가 뭘까. 불확실성이 많아서기도 하지만 글로벌 IB는 미국의 창이 중국의 방패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중국 IB는 중국의 방패가 미국의 창을 막을 만하다고 보는 의견의 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순서대로 살펴보자. 먼저 트럼프 차기정부의 창(대중무역 공격)은 트럼프 1기(2017~2021년) 때보다 더 빠르고 강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기 때 무역적자 해소에 실패한 데다 이번이 재선이라 마지막 1년을 제외한 사실상 3년 임기라는 점, 지금 미국 경제가 여전히 좋아서 최적의 공격시점이란 점 때문이다. '관세폭탄의 설계자'로 불리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최측근인 제이미슨 그리어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됐고 취임(1월20일) 두 달 전 이미 대중 10%의 추가 관세계획도 발표됐다.
문제는 대중관세가 몇 %나 부과되고 성장률 충격은 얼마나 될까다. 시장에선 일부는 몰라도 평균 60% 추가 관세는 미국 내 물가상승에다 소득감소 위험까지 있어서 무리라고 보는 듯하다, 따라서 대략 40%의 추가 관세가 현실적이라고 보면 중국 총수출에서 미국의 비중(15%)과 중국 수출의 성장기여도(25%)를 고려할 때 성장률 하락충격은 최대 1.5%(40%×15%×25%)라 할 수 있다. 관세 전 성장률이 5%였다면 3.5%로 급락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하락충격도 중국 정부의 방패(방어)역량에 따라 흡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방패는 2가지. 하나는 무역대응이다. '눈에는 눈'의 수단으로 보복관세,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제한이나 경우에 따라선 환율절하로 가격을 낮춰 고관세에 대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수출 다변화다. 예컨대 아세안(ASEAN)이나 브릭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아세안은 현재 중국의 대아세안 수출비중이 1위로 뛰어오른 데다 중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 우회생산·수출여력이 상당히 커졌다고 한다. 그만큼 미국 공격을 흡수할 룸이 생겼다는 얘기일 거다.
또 하나는 무역이 아닌 통화재정정책. 내수부양을 통한 성장률 보전인데 14년 만에 가장 적극적인 정책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예컨대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25년 재정적자 비율을 GDP의 3%에서 4%로 확대한다든지, 적자국채를 3조위안어치 발행(2024년의 3배)하겠다는 것은 성장률을 1% 이상 높일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아무튼 현재 미국과 중국이 패를 보이지 않은 상태라 창과 방패 중 뭐가 강한지 판단하긴 쉽지 않다. 미국이 중국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박탈, 추가 관세 60%를 위협하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25년은 '제조 2025'가 완성되는 14차 5개년계획(2021~2025년)의 마지막 해인 점,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이제껏 선보이지 않은 비장의 무기(인민은행판 QE 시행, 재정을 통한 주택재고 매입 등) 얘기가 나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개인적으론 중국 IB들이 전망하는 5% 전후 성장 가능성에 보다 주목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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