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굳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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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용산 참모들이 새해 첫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집단 사의를 표명했다.
1일 대통령실은 "대통령 비서실과 정책실, 안보실의 실장, 외교안보특보 및 수석비서관 전원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거듭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지했다.
수석 이상 고위급 참모들은 비상계엄 다음 날인 지난달 4일 일괄 사의를 표명한 바 있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당시에도 한 차례 사의를 표명했다. 최 권한대행에게도 의례적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한덕수 권한대행 때와는 달리 언론에 직접 공지한 것은 전날 최 권한대행이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것에 대해 항의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최 권한대행과 정진석 실장은 사의 수용 여부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여권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이 오전 정 실장의 사의만 수용했다가 오후 사과와 함께 반려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반면 최 권한대행 측은 명시적으로 사의 수용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은 민생과 국정 안정에 모두 힘을 모아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대통령실 참모진)사표를 수리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고위급 참모들은 2일 내부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정 실장이 사의가 수용됐다고 보고 사직할 경우 다른 수석급들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일부 국무위원이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이 모두발언을 마치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여야와 어떤 사전 협의가 있었느냐"고 물었고 최 권한대행은 "혼자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주적 정당성이 약한 권한대행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최 권한대행은 "나도 월권했다고 생각한다. 그럼 사직하겠다"고 하자, 김태규 직무대행 역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현장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이 국무회의실을 나가자 몇몇 국무위원이 권한대행 사무실로 따라가 간담회를 했고 독단적 결정에 대해 이완규 법제처장 등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은 간담회 이후 일부 국무위원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눈물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우제윤 기자 / 김대기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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