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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서울 한남동 관저에 칩거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연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담은 편지를 보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강제수사에 직면한 윤 대통령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의 편지는 수사와 탄핵심판 심리를 앞두고 지지자 결집 및 동원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야당은 “극단적 충돌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애국시민 여러분!”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A4 용지에 인쇄된 편지에서 “새해 첫날부터 추운 날씨에도,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정말 고맙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나 당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며 “우리 더 힘을 냅시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새해 여러분의 건강과 건승을 빌겠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편지 끝엔 대통령이라는 단어 뒤에 ‘윤석열’이라는 서명이 보였다.
윤 대통령을 돕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 편지가 배포된 경위에 대해 “오늘 저녁 7시반경 대통령이 이틀째 관저 앞 도로변에서 24시간 철야 지지 집회 중인 시민들에게 A4용지에 직접 서명한 새해인사 및 지지 감사의 인사글을 관계직원을 통해서 집회현장 진행자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석 변호사는 “그것을 현장 진행자가 참석 중인 시민들에게 알리고 참석자들이 사진으로 공유 전파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법원은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청구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윤석열의 메시지는 그가 여전히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란을 획책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내란을 벌인 것으로 부족해서 지지자들을 선동해 극단적 충돌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하루빨리 윤석열을 체포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튜브로 아직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라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은 즉각적인 하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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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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