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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대기 2시간' 외쳐도…"이게 뭐 힘드냐" 무안에 밀려든 조문 행렬[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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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참사]

머니투데이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가 전날 무안국제공항 1층 내부에 마련된 가운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조문 행렬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1일 오후 5시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청사 외부로 조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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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에 비하면 이 정도 기다림은 먼지 한 톨만큼의 힘듦도 아니죠."

1일 오후 5시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앞에서 합동분향소 입장을 기다리던 임모씨(62)는 양손을 가로 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경기 안양시에 거주하는 그는 전남 신안군으로 여행을 왔다가 무안국제공항을 찾았다.

임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고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편치 않아 합동분향소에 왔다"며 "제 뜻이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깊은 애도의 마음으로 헌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임씨 옆에 서 있던 자원봉사자는 큰 소리로 "여기서부터는 대기가 2시간입니다"라고 외쳤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가 전날 무안국제공항 1층 내부에 마련된 가운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조문 행렬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공항 내부를 넘어 출입구가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공항 외부까지 대기 줄이 생겼다.


공항 내부·주차장도 포화…밀려드는 '무안 참사' 조문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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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가 전날 무안국제공항 1층 내부에 마련된 가운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조문 행렬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1일 오후 5시쯤 주차장 내부는 차들로 가득찼고 갓길에도 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됐다./사진=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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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모씨(61)는 광주광역시에서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 왔다. 안씨는 "우리 딸도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해 제주에 다녀왔는데 돌아오는 날이 사고가 난 아침이었다"며 "다행히 연락이 돼서 무사히 집에 왔다. 희생자들이 자식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윤모씨(23)는 이날 새벽 4시30분 전북 부안에서 무안으로 출발했다. 그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지만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며 "기다리는 게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추모객들이 몰리며 무안군에서는 낮 12시27분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문자에는 "무안공항 분향소에 많은 추모객이 몰려 혼잡하오니 애도를 표하고자 하는 추모객께서는 무안스포츠파크 분향소로 방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오후 2시2분 "무안국제공항 분향소는 유족 중심으로 이용하니 일반 조문객은 무안종합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를 이용바랍니다"는 안전 안내문자를 재차 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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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청은 조문객들을 위해 공항 외부에는 남·여 간이화장실 총 4칸을 설치했다./사진=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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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내부는 차들로 가득 찼고 갓길에도 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됐다. 무안군청은 조문객들을 위해 공항 외부에는 남·여 간이화장실 총 4칸을 설치했다.

공항 내부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밀려오는 조문객들을 안내하느라 팔을 내릴 틈이 없었다. 무안국제공항 분향소와 가장 가까운 2번 게이트 앞에서는 한 자원봉사자가 "2명씩 이동해 달라"고 공지했다.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있던 남성 자원봉사자는 교통경찰이 수신호를 하듯 양쪽 조문객을 통제하며 유가족 등이 통행할 수 있도록 길을 텄다.

조문에 참여한 시민들은 하얀 국화꽃을 한송이씩 들고 합동분향소에 설치된 영정 사진과 위패를 꼼꼼히 살핀 뒤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하늘나라 가셔도 행복하세요"…무안 참사 유족 응원하는 700여개 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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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운동본부는 조문객들이 유족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도록 공항 1층 한켠에 테이블을 마련했다. 메모는 1일 오전 10시부터 무안국제공항 1층과 2층을 이어주는 계단에 부착됐다. 같은날 오후 6시30분 기준 약 700여개의 손편지가 붙었다./사진=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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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운동본부는 조문객들이 유족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도록 공항 1층 한 쪽에 테이블을 마련했다. 시민들이 쓴 메모에는 "그래도 함께하는 우리들(시민들)이 있으니 힘내셔라" "너무 비통하고 허망하지만 희생자들을 계속 기억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어린이들이 삐뚤삐뚤하게 눌러 쓴 메모도 곳곳에서 보였다.

메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무안국제공항 1층과 2층을 이어주는 계단에 부착됐다. 같은 날 오후 6시30분 기준 약 700여개의 손 편지가 붙었다.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는 유가족을 포함해 일반 시민들에게도 24시간 개방된다.

무안(전남)=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무안(전남)=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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