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4 (토)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유족·사고 수습 공무원들 '여객기 참사' 트라우마 호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항 1층 통합심리지원단, 심리상담 15건 처리…문의도 쇄도

유족은 검시 이후 잔상 남거나 죄책감 시달리기도

전문의 "사고 초기 인식 못 하다 트라우마 인지 확률 높아"

연합뉴스

유가족 위한 통합심리지원 부스 설치
(무안=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한 통합심리지원 부스가 마련돼있다. 2024.12.31 [공동취재] cityboy@yna.co.kr



(무안=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똑똑, 상담 받을 수 있어요? 이 친구가 좀 많이 힘들어해서…".

제주항공 참사 사흘째인 1일 오후 무안 공항 통합심리지원단 심리지원실에 중년 남성 2명이 찾았다.

참사로 아버지를 잃은 유족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자, 그 지인이 심리상담을 권유한 것이다.

유족의 지인은 "아버지 시신을 보고 온 뒤로 더 힘들어한다"며 "아버지를 잃었는데 제정신일 수 있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참사 이후 유족과 사고 수습에 직접 참여했던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안 공항에는 참사 트라우마 상담과 치료를 위한 트라우마센터가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공항 1층에서 보건복지부의 국가·호남권 트라우마센터와 광주시, 전남, 전북이 함께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통합심리지원 버스도 지원하고 있다.

공항 2층에서는 행정안전부 소속 적십자에서 재난회복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 파견된 정신과 전문의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을 안정화하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빠르게 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사고 초기에는 각성 상태라 트라우마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트라우마가 몰아쳐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유가족 위한 통합심리지원 버스 마련
(무안=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한 통합심리지원단 버스가 마련돼 있다. 2024.12.31 [공동취재] cityboy@yna.co.kr



유족의 경우는 특히 검안·검시 과정에 참여한 이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계자는 "가족 시신을 본 뒤 잔상이 계속 떠오르는 부분, 이를 통해 고인이 된 가족이 고통 속에 사망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분 등에 대한 상담 케이스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한신 유족 대표도 이날 유족들을 향해 "현장에 트라우마센터 운영 중이니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이상이 있을 경우 꼭 정신 검진을 받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가 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31일 오후 5시 기준) 공항 1층 트라우마센터에서 15건의 심리상담이 이뤄졌다.

상담까지 이어지진 않았으나 정보 문의 등 처리 건수도 1천718건에 달했다.

이용자 중에는 유족 외에도 참사 현장 수습에 직접 참여한 소방 관계자, 경찰 과학수사대, 공무원 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정신과 전문의는 "트라우마 경험자를 1차~5차로 분류해 상담을 도와드리고 있는데, 2차 경험자인 유족 외에도 참사 현장을 지속적으로 목격한 공무원들도 상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 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참사 상황이 위중한 만큼 우리도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여력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상담센터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참사로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은 꼭 방문해서 상담받는 것을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sw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