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점령지 1년새 7배 넓혀
사진 출처 러시아 크렘린궁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5년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지 않은 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이다.
올해 집권 25년을 맞은 푸틴 대통령이 장기 집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동시에 전쟁 와중에도 러시아 사회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자신만만한 그의 신년사처럼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2023년 점령 면적의 7배에 이르는 4000㎢를 차지하며 전황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일 오전 0시 주요 국영 방송을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모든 것이 잘 될 것으로 확신한다.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달 24일 전쟁 발발 3년을 맞이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칭할 때 러시아가 쓰는 ‘특별군사작전’이란 용어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러시아 전역의 수백만 명,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의 생각과 희망이 우리 군인 및 지휘관과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전장의 군인들이 러시아를 방어하고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진정한 영웅”이라고도 추켜세웠다. 전쟁을 직접 언급하진 않되 참전 중인 군인들을 우회적으로 격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푸틴의 모호한 연설은 그의 전시 지도력의 가장 큰 모순을 두드러지게 했다”고 논평했다. 전 국민을 사실상 전쟁에 몰아넣은 상황에서도 일상에서의 정상성은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전황이 러시아에 점점 유리해지는 현실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이 미국 전쟁전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WS)’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군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3985㎢를 추가로 점령했다. 2023년 점령 면적의 약 7배에 달한다. 서울(605.2k㎡) 면적보다 약 6.6배 넓다.
거침없는 러시아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같은 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내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 우리가 힘이 있어야 전쟁터와 협상 테이블에서 존중받고,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그는 “새 미국 대통령이 평화를 이루고, 푸틴의 침공을 끝낼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20일 집권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점이라는 점을 의식해 미국의 지원 지속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