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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여객기 참사’ 유족, 이재명에 “바쁘신데 1분만 시간 내주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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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조카 이름조차 명단 없어”…애절한 호소

“유족 목소리 세심히 챙겨주는 배려 보여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사흘 연속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방문한 가운데, 한 유족의 애절한 호소가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대표는 31일 오전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자원봉사자와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유가족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현장에서 한 유족은 이 대표를 붙잡고 호소했다. 그는 "유가족의 삼촌 되는 사람이다. 바쁘신데 1분만 시간을 내주실 수 있냐"고 말을 걸었다. 이에 이 대표는 "가는 것이 아니다. 곧 돌아올 것"이라며 유족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메모지를 꺼냈다.

세계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터미널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며 요구사항을 수첩에 적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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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은 담담하면서도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의 가족이 겪은 참담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 가족 세 명이 비행기에 탑승했고, 그중 한 명은 이제 겨우 9살 된 조카다. 조카는 제게 자식처럼 각별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은 "조카는 어제까지도 신원 확인이 되지 않았다. 매형과 매형의 어머니는 확인됐지만, 조카만 명단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심지어 사고 당시 탑승자 명단에는 조카 이름이 있었지만, 희생자 명단과 신원 미확인자 명단에는 없다"며 "자료에서 누락된 조카를 마치 사라진 사람처럼 느껴지는 이 상황이 너무도 비통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유족은 또한 사고 대응 과정에서 명확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지적하며, 정보 관리와 소통 문제를 언급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실무진들이 정말 고생하고 있는 건 알지만, 전반적인 정보 취합과 전달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현장 상황과 신원 확인 절차에 대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장에 직접 가지 못하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현황에 대한 실시간 게시와 공지가 좀 더 진실성 있게 다가와 유가족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유족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정부와 관계자들의 노력을 인정했다. 그는 "현장에서 밤낮없이 애써주시는 실무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면서도 "유가족의 작은 목소리까지 세심히 챙겨주는 배려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족의 요청사항을 꼼꼼히 적으며 "충분히 이해한다. 말씀하신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고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인해 유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정부와 관계 기관이 유족의 목소리를 더욱 세심히 반영하여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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