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작전 계획은 "지금도 러시아 전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지난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서명식 후 악수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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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가 입수한 2013~2014년 러시아 비밀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한국·일본과의 잠재적 전쟁에 대비해 세부 공격 목표를 설정했다. 목적은 "이 지역에서 (러시아를 공격할 수 있는) 병력의 재편성을 막는 것"이었다.
이 문서는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작성된 29개의 러시아 비밀 군사 파일에서 추출한 것으로, 이들 파일들은 러시아 동부 국경 지역에서의 분쟁에 대비해 러시아 장교들을 훈련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문서 내용 중 러시아의 Kh-101 비핵 순항 미사일의 성능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에 한국과 일본의 표적이 열거됐다. 문서에는 러시아 고위 장교 육성 기관인 합동 군사학교의 휘장이 표기되어 있었다고 했다.
공격 목표 중 82곳은 한국과 일본 군의 중앙 및 지역 사령부, 레이더 시설, 공군 기지, 해군 시설 등 주요 군사시설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구체적으로 이 시설들의 위치와 이름은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두 개의 한국군 지휘 통제 벙커에 대한 메모에는 방어를 뚫는 데 필요한 병력에 대한 추정치가 포함돼 있다"며 "이 목록에는 시설의 규모와 잠재적인 출력과 같은 다른 세부 사항도 나와 있다"고 전했다.
나머지 민간 시설은 원자력 발전소와 도로, 교량, 기간 산업의 공장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경우 포항제철과 부산의 화학 공장 등이 포함됐고, 일본은 혼슈와 규슈 섬을 연결하는 간몬 터널, 도카이 지역의 핵 단지 등 에너지 기반 시설 13곳이 포함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들 비밀군사작전 문서가 동북아 지역에 대한 모스크바의 심각한 우려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군사 계획가들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전쟁이 발생했을 때 러시아 동부 국경이 노출돼 미국과 그 동맹국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이런 군사적 전략에는 유럽과 동북아 지역이 군사·안보적으로 밀접하게 맞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나토 군비통제관을 지냈던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윌리엄 알버크 연구원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유럽과 아시아의 전쟁터가 직접적이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단번에 증명했다"며 "아시아는 유럽을 방관할 수 없으며, 유럽도 아시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갑자기 에스토니아를 공격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과 그 조력자들도 공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북한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기 위해 1만1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병한 상태다. 또 러시아는 반대급부로 북한에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1월 우크라이나에서 실험용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뒤 "우크라이나의 지역 분쟁은 세계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시아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면적 침공과 나토에 대한 광범위한 입장을 추구하는 데 있어 전략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보고서가 과장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홋카이도 오쿠리시토에 대한 가상 임무에서 Tu-160 중폭격기 한 대로 12발의 Kh-101을 발사할 경우 목표 파괴율이 85%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오슬로대학교 연구원 파비안 호프만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할 당시 Kh-101은 예상치보다 정밀성이 떨어졌고 다중 방공망이 있는 지역을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러시아가 자국 미사일 시스템을 과장해 평가했다고 밝혔다.
ihjang6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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