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이 시각에도 제 뒤로 보이는 활주로 근처에서, 조명을 환하게 켜고 계속 조사가 이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참사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지금부터는 그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저희 JTBC의 단독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콘크리트 둔덕'에 대해, 국토부는 "원래부터 콘크리트로 돼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공항을 지을 당시 고위 관계자로부터 '건설 초기에는 이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정아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토교통부는 오늘(31일), 2007년 개항한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에 처음부터 콘크리트 지지대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주종완/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 최초의 설계 때도 준공됐을 때도 둔덕 형태의 시멘트 지지대가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그런 형태로 설치가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JTBC 취재 결과, 이 내용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당시 공항 공사를 관리했던 서울지방항공청 전 고위관리자는 "무안공항 초기 로컬라이저는 확실히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006년 공사가 거의 진행된 상황에서 시찰을 갔었는데 설계 규정에 따라 다른 곳처럼 로컬라이저만 있었고 콘크리트 둔덕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콘크리트 둔덕이 만들어진 경위에 대해선 "2020년 활주로 보강 공사를 하면서 로컬라이저가 태풍 등 기상 피해로 파손되는 걸 막기 위해 보강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3월 한국공항공사가 공고한 무안공항 용역 과업내용서에도 로컬라이저는 부서지기 쉽게 설계돼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습니다.
"장비 안테나 및 철탑, 기초대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부서지기 쉬움(Frangibility)을 고려해서 설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계기착륙시설의 설계는 국내외법 등 최신 설치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도 돼 있습니다.
로컬라이저 지지대에 재료 제한이 없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
2020년 재공사 용역을 공고할 때도 없었던 콘크리트 지지대가 어떻게 추가된 건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김동현 / 영상편집 구영철 / 영상디자인 허성운 황수비]
정아람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