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로선 콘크리트 구조물 충돌이 가장 큰 화재 원인
- 로컬라이저 자체는 충돌 시 부러지게 설계…
- 구조물-활주로 표면 잘 메웠으면 사고 양상 달라졌을 것
- 조류퇴치반 부족? 국제선 취항 거의 없었기 때문 아닌가
- 레이더·열화상탐지기, 국제기준상 설치 필수 아냐
- 철새도래지 입지보단 불충분한 퇴치가 문제
- 동일기종서 또 문제? 기종 자체 결함 가능성은 낮아
- 정비 시간, 법정 시간 정말 준수했는지 지켜봐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4년 12월 31일 (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근영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
▷김태현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와 전화로 연결해서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근영 : 안녕하세요. 이근영입니다.
▷김태현 : 교수님, 전문가 입장에서 이번 참사 보시면서 이게 왜 이렇지라고 의문이 드시는 부분이 있을 거잖아요. 제일 큰 의문이 뭡니까?
▶이근영 : 제일 큰 의문은 737-800 항공기라고 하는 것이 많이 제작된 항공기이고, 또 안정성이 그동안 많이 확보됐다고 알려진 항공기인데요.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복합적인 여러 가지 문제로 많은 사상자를 낸 것에 대해서 가슴 아프고요. 또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근영 : 그것이 방위각지시기라고 영어로 하면 로컬라이저라고 하는데요. 이것이 항공기가 계기 접근을 할 때 활주로 중심선상으로 오도록 안내하는, 전파를 발생하는 장치입니다.
▷김태현 : 네.
▶이근영 : 그 장치는 활주로 중심선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활주로 중심선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이근영 : 그런데 이것이 활주로에서부터 약 300m의 연장선상에서 설치되는 것이 보통인데요. 일단 설치가 될 때는 활주로 표면하고 같은 높이에 설치가 되고, 그다음에 공항에 설치되는 모든 물체들은 항공기가 접촉하게 되면 항공기가 손상되는 것보다는 그 물체가 부러져나가도록 그렇게 설계하게 돼 있어요.
▷김태현 : 네.
▶이근영 : 그런데 이 설계는 부러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가 됐는데요. 설치된 장소가 견고하게 설치를 하다 보니까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가 된 것이고요. 불행하게도 활주로 표면하고 방위각지시기 사이까지의 지면이 활주로 표면보다 낮게 된 상태예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돌출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지요. 표면은 같은데 활주로 끝단하고 방위각지시기 사이의 부위가 이렇게 활주로보다 낮게 돼 있기 때문에, 메꿔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돌출된 것으로 이렇게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근영 : 히로시마 사고는 로컬라이저를 치면서 들어간 것이고요.
▷김태현 : 그런데 우리나라 무안공항도 히로시마공항처럼 로컬라이저를 그렇게 세워놨으면 콘크리트벽에 부딪히지 않았을 건데 이걸 왜 콘크리트 옹벽 구조물 위에다 설치했대요?
▶이근영 : 제가 생각했을 때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했다고 하더라도 활주로 표면과 그 구조물 사이의 지면을 메워놨으면 이렇게 항공기가 부딪치지 않고 히로시마와 같이 치고 지나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는데요. 그 메워지지 않은 부분이 이제 문제가 되겠지요.
▶이근영 : 많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바깥에도 활주로 외곽 벽이 있고, 그 바깥쪽에는 또 이렇게 단차가 있는 해수면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방위각지시기가 없었을 때 얼마만큼의 충격이 줄어들고 사망자가 줄어들 수 있을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요. 현재 상태로서는 방위각 지시기 구조물에 부딪힌 것이 가장 큰 충격과 화재 발생요인이라고 볼 수가 있겠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 사고의 처음 시작이 조류충돌 여기서부터 비롯됐다라고 보시는 것 같은데요. 관제탑에서 조류충돌 경고를 하고 2분 지나서 조종사가 구조요청, 그러니까 메이데이를 반복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근영 : 네.
▷김태현 : 2분이라는 시간은 어떻게 봐야 되는 거예요? 이게 충분히 조종사가 대처가 가능한 시간이었습니까, 아니면 그 정도로 급박하게 조류충돌 이후에 비행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봐야 되는 건가요?
▶이근영 : 공중에서의 2분은 상당히 긴 시간입니다. 그런데 조류라고 하는 것의 특성이 어떤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약속된 장소를 비행하는 그런 게 아니고 아시겠지만 새떼들은 급격하게 방향도 변경하고, 날아다니는 새의 마리 숫자도 바뀌기 때문에요. 그것이 경보가 났다 그래서 조종사가 바로 회피해서 정확하게 조류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겠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공항마다 보니까 조류퇴치 담당자가 있다는 것 같고, 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 다른 공항도 그렇다는데요. 보니까 무안공항의 경우에 배정된 담당자가 최소 2명인데 당일에는 1명만 근무했다. 공항의 사전 대처가 불충분했다고 보시나요?
▶이근영 : 그동안에 무안공항이 사실은 국제선 취항이 없었잖아요.
▷김태현 : 그렇지요.
▶이근영 : 우리 학교도 학생들을 위한 훈련기 6대가 무안공항에서 훈련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가보면 국제선 청사가 텅 비어서 마음이 아팠는데요. 그러니까 국제선 운항이 거의 없으니까, 특히 코로나를 지나면서 거의 한 대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무안공항은 사실 한국공항공사에서도 계속 적자가 나고, 공항에 비행기가 많이 안 오니까 아마 조류퇴치 인원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김태현 : 다른 공항에는 보니까, 특히 외국 같은 경우에는 조류탐지레이더, 열화상탐지기 이런 거 설치돼 있는 공항도 해외에는 꽤 있다고 하던데요. 이거 공항마다 원래는 우리나라 공항도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되는 장비입니까?
▶이근영 : 그런 장비들은 국제기준이나 이런 것에서 반드시 설치해야 되는 장비는 아닙니다.
▷김태현 : 그래요?
▶이근영 : 네. 그러나 안전을 위해서 설치를 하는 공항들도 있는 것이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쯤 되니까 무안공항 근처에 철새서식지가 4곳인가 그렇게 있다 그러더라고요. 일각에서는 거기가 근본적으로 공항 입지가 맞느냐, 왜 철새서식지 주변에다가 공항을 만들었지라는 의구심을 갖는 일부 목소리도 있던데요. 그 주장은 좀 무리한 주장입니까? 아니면 지금 상황에서는 그래도 제기할 수 있는 주장입니까?
▶이근영 : 물론 제기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최근에 짓는 공항들은 다 바닷가에 짓고 있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바닷가에는 장애물이 없고, 그다음에 소음피해 주민들이 살지 않기 때문에 공항의 입지에는 좋은 입지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인천공항이라든지 가덕도공항, 흑산공항, 울릉공항 이렇게 바닷가에 짓는 공항들은 전부 다 철새도래지하고 연관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김태현 : 네.
▶이근영 : 중요한 것은 이런 철새도래지에 짓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우리가 항공기와 철새와 분리를 하면서 안전하게 운항을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느냐 이것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김태현 : 그러면 결과적으로는 입지보다는 조류퇴치 방지작업이 불충분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겠군요?
▶이근영 : 그렇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저희가 화면 보면 오른쪽 엔진에 뭔가 불이 나서 조류충돌로 오른쪽 엔진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이는데요. 전문가들과 국토부 브리핑에서는 단순히 오른쪽 엔진이 아니고 항공기 전원 셧다운의 가능성을 제기하더라고요. 전원 셧다운 이게 뭘 의미하는 건가요?
▶이근영 : 항공기의 엔진에는 두 가지 중요한 장비가 있는데요. 하나는 유압펌프가 달려 있습니다. 그러고 그 유압펌프가 조종면도 움직이고 랜딩기어도 움직이게 하는 그런 유압을 만들어내고요. 그다음에 중요한 장비 중에 하나가 전기를 생산해내는 제너레이터가 달려 있어요. 그래서 항공기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유압과 전기 모두 손상을 입을 수가 있는 것이지요.
▷김태현 : 네.
▶이근영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보루로 항공기에 배터리 2개가 장착돼 있는데요. 만약에 엔진 2개가 다 나가서 유압과 전기가 다 없어지더라도 이 배터리로 최소로 조종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렇게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전원 셧다운이라는 것은 그 배터리까지 다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왔을 수도 있다 이 얘기인 건가요?
▶이근영 : 그런 셧다운 메시지가 들어왔다는 얘기는 배터리까지 나갔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엔진에 문제가 있어서 제너레이터가 전기생산을 안 하기 때문에 그때 메시지가 들어오면서 일시적으로 전기가 타닥 하면서 배터리로 연결되는 현상이 있을 때 그런 게 나올 수가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교수님, 전원 셧다운이 돼도 비상용 예비배터리가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랜딩기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작동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는 말씀이신 거예요?
▶이근영 : 비상배터리 가지고 랜딩기어를 작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이근영 : 네.
▷김태현 : 그러면 이게 지금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고, 다른 일종의 브레이크 장치도 작동하지 않은 것은 전원 셧다운일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이근영 : 현재 상태로는 블랙박스 분석해봐야 알겠지만 워낙 한쪽 엔진만 문제가 있으면 다른 쪽 엔진 가지고 아까 말씀드린 유압과 전기가 충분히 생성되기 때문에 항공기 운영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김태현 : 네.
▶이근영 : 그래서 만약에 조종사가 그렇게 급박하게 되돌려서 착륙을 시도했을 수밖에 없었다 하는 정황으로 보면 양쪽 엔진에 다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김태현 :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어제도 같은 기종의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 랜딩기어 문제로 회항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국토부에서는 이 기종을 전수조사한다고 하고요. 기종 자체에 문제가 결함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이근영 :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고요. 현재 무안사고 같은 경우는 랜딩기어 문제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엔진과 동력원 이런 것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랜딩기어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근영 : 그래서 다른 항공기가 랜딩기어가 결함이 있다 그래서 737 항공기 전체가 다 랜딩기어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그러고 한 가지 더 지적되는 게 사고여객기가 사고 직전까지 이틀 동안 13차례 운항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비행간격이 1시간인 경우도 있었고요. 이 정도면 과도한 운항이었던 것이 아닐까, 정비시간이 물리적으로 좀 부족했던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던데요. 어떻습니까?
▶이근영 : 그것도 조사과정에서 차분히 살펴봐야 되겠지만 항공기가 국내선, 또는 국제선별로 지상에서 정비하는 시간이 지정돼 있습니다. 이것은 법적 지정시간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국토부에서 제재도 가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그렇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요. 현재로서는 저는 그렇게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그것도 세밀하게 최근의 과정에서 시간이 준수가 됐는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교수님, 사고난 항공기 블랙박스 복원작업에도 참여해 보신 경험이 있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요. 이번 사고를 통해서 블랙박스를 통해서 저희가 살펴봐야 될 것은 뭐가 있을까요?
▶이근영 : 제가 미국 NTSB(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 직접 가서 블랙박스 복원하는 기술을 배워 와서 우리 대한민국에 블랙박스 분석실을 차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은 블랙박스가 전체적으로 기능을 잘 발휘하면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데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고 다운로드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는 데는 장시간 소요가 되고요.
▷김태현 : 네.
▶이근영 : 예를 들면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만 분석하는 데도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일주일 이상 소요가 됩니다. 계속 반복해서 틀어보면서 정확하게 분석한 걸 다 스크립트로 작성하고 그러기 때문에요. 그래서 블랙박스 상태에 따라서 다르지만 손상이 크지 않으면 데이터 분석하는 데는 크게 장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근영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근영 :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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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열화상탐지기, 국제기준상 설치 필수 아냐
- 철새도래지 입지보단 불충분한 퇴치가 문제
- 동일기종서 또 문제? 기종 자체 결함 가능성은 낮아
- 정비 시간, 법정 시간 정말 준수했는지 지켜봐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4년 12월 31일 (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근영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
▷김태현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와 전화로 연결해서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근영 : 안녕하세요. 이근영입니다.
▷김태현 : 교수님, 전문가 입장에서 이번 참사 보시면서 이게 왜 이렇지라고 의문이 드시는 부분이 있을 거잖아요. 제일 큰 의문이 뭡니까?
▶이근영 : 제일 큰 의문은 737-800 항공기라고 하는 것이 많이 제작된 항공기이고, 또 안정성이 그동안 많이 확보됐다고 알려진 항공기인데요.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복합적인 여러 가지 문제로 많은 사상자를 낸 것에 대해서 가슴 아프고요. 또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김태현 : 교수님, 하나씩 보겠습니다. 어제부터 콘크리트 둔덕 얘기가 나오는데요. 활주로 끝에 비행기가 충돌했던 둔덕, 콘크리트벽이 여기에 왜 설치돼 있는 거예요?
▶이근영 : 그것이 방위각지시기라고 영어로 하면 로컬라이저라고 하는데요. 이것이 항공기가 계기 접근을 할 때 활주로 중심선상으로 오도록 안내하는, 전파를 발생하는 장치입니다.
▷김태현 : 네.
▶이근영 : 그 장치는 활주로 중심선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활주로 중심선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김태현 : 그렇겠지요.
▶이근영 : 그런데 이것이 활주로에서부터 약 300m의 연장선상에서 설치되는 것이 보통인데요. 일단 설치가 될 때는 활주로 표면하고 같은 높이에 설치가 되고, 그다음에 공항에 설치되는 모든 물체들은 항공기가 접촉하게 되면 항공기가 손상되는 것보다는 그 물체가 부러져나가도록 그렇게 설계하게 돼 있어요.
▷김태현 : 네.
▶이근영 : 그런데 이 설계는 부러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가 됐는데요. 설치된 장소가 견고하게 설치를 하다 보니까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가 된 것이고요. 불행하게도 활주로 표면하고 방위각지시기 사이까지의 지면이 활주로 표면보다 낮게 된 상태예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돌출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지요. 표면은 같은데 활주로 끝단하고 방위각지시기 사이의 부위가 이렇게 활주로보다 낮게 돼 있기 때문에, 메꿔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돌출된 것으로 이렇게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김태현 : 교수님, 어제 기사들을 보니까 예전에 히로시마공항에서 우리 여객기가 충돌했을 때도 이 로컬라이저를 치고 나가서 로컬라이저가 부러지면서 비행기가 더 나간 것이지요. 그래서 그렇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상자만 발생하고요.
▶이근영 : 히로시마 사고는 로컬라이저를 치면서 들어간 것이고요.
▷김태현 : 그런데 우리나라 무안공항도 히로시마공항처럼 로컬라이저를 그렇게 세워놨으면 콘크리트벽에 부딪히지 않았을 건데 이걸 왜 콘크리트 옹벽 구조물 위에다 설치했대요?
▶이근영 : 제가 생각했을 때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했다고 하더라도 활주로 표면과 그 구조물 사이의 지면을 메워놨으면 이렇게 항공기가 부딪치지 않고 히로시마와 같이 치고 지나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는데요. 그 메워지지 않은 부분이 이제 문제가 되겠지요.
▷김태현 : 교수님, 좀 부질없는 가정이기는 하지만 만약에 이 콘크리트 둔덕이 아니고 일본 히로시마공항과 같은 형태였다고 하면 사고양상이 좀 달라졌을까요? 사고의 규모가요.
▶이근영 : 많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바깥에도 활주로 외곽 벽이 있고, 그 바깥쪽에는 또 이렇게 단차가 있는 해수면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방위각지시기가 없었을 때 얼마만큼의 충격이 줄어들고 사망자가 줄어들 수 있을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요. 현재 상태로서는 방위각 지시기 구조물에 부딪힌 것이 가장 큰 충격과 화재 발생요인이라고 볼 수가 있겠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 사고의 처음 시작이 조류충돌 여기서부터 비롯됐다라고 보시는 것 같은데요. 관제탑에서 조류충돌 경고를 하고 2분 지나서 조종사가 구조요청, 그러니까 메이데이를 반복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근영 : 네.
▷김태현 : 2분이라는 시간은 어떻게 봐야 되는 거예요? 이게 충분히 조종사가 대처가 가능한 시간이었습니까, 아니면 그 정도로 급박하게 조류충돌 이후에 비행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봐야 되는 건가요?
▶이근영 : 공중에서의 2분은 상당히 긴 시간입니다. 그런데 조류라고 하는 것의 특성이 어떤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약속된 장소를 비행하는 그런 게 아니고 아시겠지만 새떼들은 급격하게 방향도 변경하고, 날아다니는 새의 마리 숫자도 바뀌기 때문에요. 그것이 경보가 났다 그래서 조종사가 바로 회피해서 정확하게 조류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겠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공항마다 보니까 조류퇴치 담당자가 있다는 것 같고, 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 다른 공항도 그렇다는데요. 보니까 무안공항의 경우에 배정된 담당자가 최소 2명인데 당일에는 1명만 근무했다. 공항의 사전 대처가 불충분했다고 보시나요?
▶이근영 : 그동안에 무안공항이 사실은 국제선 취항이 없었잖아요.
▷김태현 : 그렇지요.
▶이근영 : 우리 학교도 학생들을 위한 훈련기 6대가 무안공항에서 훈련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가보면 국제선 청사가 텅 비어서 마음이 아팠는데요. 그러니까 국제선 운항이 거의 없으니까, 특히 코로나를 지나면서 거의 한 대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무안공항은 사실 한국공항공사에서도 계속 적자가 나고, 공항에 비행기가 많이 안 오니까 아마 조류퇴치 인원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김태현 : 다른 공항에는 보니까, 특히 외국 같은 경우에는 조류탐지레이더, 열화상탐지기 이런 거 설치돼 있는 공항도 해외에는 꽤 있다고 하던데요. 이거 공항마다 원래는 우리나라 공항도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되는 장비입니까?
▶이근영 : 그런 장비들은 국제기준이나 이런 것에서 반드시 설치해야 되는 장비는 아닙니다.
▷김태현 : 그래요?
▶이근영 : 네. 그러나 안전을 위해서 설치를 하는 공항들도 있는 것이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쯤 되니까 무안공항 근처에 철새서식지가 4곳인가 그렇게 있다 그러더라고요. 일각에서는 거기가 근본적으로 공항 입지가 맞느냐, 왜 철새서식지 주변에다가 공항을 만들었지라는 의구심을 갖는 일부 목소리도 있던데요. 그 주장은 좀 무리한 주장입니까? 아니면 지금 상황에서는 그래도 제기할 수 있는 주장입니까?
▶이근영 : 물론 제기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최근에 짓는 공항들은 다 바닷가에 짓고 있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바닷가에는 장애물이 없고, 그다음에 소음피해 주민들이 살지 않기 때문에 공항의 입지에는 좋은 입지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인천공항이라든지 가덕도공항, 흑산공항, 울릉공항 이렇게 바닷가에 짓는 공항들은 전부 다 철새도래지하고 연관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김태현 : 네.
▶이근영 : 중요한 것은 이런 철새도래지에 짓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우리가 항공기와 철새와 분리를 하면서 안전하게 운항을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느냐 이것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김태현 : 그러면 결과적으로는 입지보다는 조류퇴치 방지작업이 불충분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겠군요?
▶이근영 : 그렇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저희가 화면 보면 오른쪽 엔진에 뭔가 불이 나서 조류충돌로 오른쪽 엔진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이는데요. 전문가들과 국토부 브리핑에서는 단순히 오른쪽 엔진이 아니고 항공기 전원 셧다운의 가능성을 제기하더라고요. 전원 셧다운 이게 뭘 의미하는 건가요?
▶이근영 : 항공기의 엔진에는 두 가지 중요한 장비가 있는데요. 하나는 유압펌프가 달려 있습니다. 그러고 그 유압펌프가 조종면도 움직이고 랜딩기어도 움직이게 하는 그런 유압을 만들어내고요. 그다음에 중요한 장비 중에 하나가 전기를 생산해내는 제너레이터가 달려 있어요. 그래서 항공기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유압과 전기 모두 손상을 입을 수가 있는 것이지요.
▷김태현 : 네.
▶이근영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보루로 항공기에 배터리 2개가 장착돼 있는데요. 만약에 엔진 2개가 다 나가서 유압과 전기가 다 없어지더라도 이 배터리로 최소로 조종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렇게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전원 셧다운이라는 것은 그 배터리까지 다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왔을 수도 있다 이 얘기인 건가요?
▶이근영 : 그런 셧다운 메시지가 들어왔다는 얘기는 배터리까지 나갔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엔진에 문제가 있어서 제너레이터가 전기생산을 안 하기 때문에 그때 메시지가 들어오면서 일시적으로 전기가 타닥 하면서 배터리로 연결되는 현상이 있을 때 그런 게 나올 수가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교수님, 전원 셧다운이 돼도 비상용 예비배터리가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랜딩기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작동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는 말씀이신 거예요?
▶이근영 : 비상배터리 가지고 랜딩기어를 작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이근영 : 네.
▷김태현 : 그러면 이게 지금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고, 다른 일종의 브레이크 장치도 작동하지 않은 것은 전원 셧다운일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이근영 : 현재 상태로는 블랙박스 분석해봐야 알겠지만 워낙 한쪽 엔진만 문제가 있으면 다른 쪽 엔진 가지고 아까 말씀드린 유압과 전기가 충분히 생성되기 때문에 항공기 운영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김태현 : 네.
▶이근영 : 그래서 만약에 조종사가 그렇게 급박하게 되돌려서 착륙을 시도했을 수밖에 없었다 하는 정황으로 보면 양쪽 엔진에 다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김태현 :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어제도 같은 기종의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 랜딩기어 문제로 회항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국토부에서는 이 기종을 전수조사한다고 하고요. 기종 자체에 문제가 결함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이근영 :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고요. 현재 무안사고 같은 경우는 랜딩기어 문제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엔진과 동력원 이런 것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랜딩기어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근영 : 그래서 다른 항공기가 랜딩기어가 결함이 있다 그래서 737 항공기 전체가 다 랜딩기어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그러고 한 가지 더 지적되는 게 사고여객기가 사고 직전까지 이틀 동안 13차례 운항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비행간격이 1시간인 경우도 있었고요. 이 정도면 과도한 운항이었던 것이 아닐까, 정비시간이 물리적으로 좀 부족했던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던데요. 어떻습니까?
▶이근영 : 그것도 조사과정에서 차분히 살펴봐야 되겠지만 항공기가 국내선, 또는 국제선별로 지상에서 정비하는 시간이 지정돼 있습니다. 이것은 법적 지정시간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국토부에서 제재도 가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그렇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요. 현재로서는 저는 그렇게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그것도 세밀하게 최근의 과정에서 시간이 준수가 됐는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교수님, 사고난 항공기 블랙박스 복원작업에도 참여해 보신 경험이 있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요. 이번 사고를 통해서 블랙박스를 통해서 저희가 살펴봐야 될 것은 뭐가 있을까요?
▶이근영 : 제가 미국 NTSB(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 직접 가서 블랙박스 복원하는 기술을 배워 와서 우리 대한민국에 블랙박스 분석실을 차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은 블랙박스가 전체적으로 기능을 잘 발휘하면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데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고 다운로드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는 데는 장시간 소요가 되고요.
▷김태현 : 네.
▶이근영 : 예를 들면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만 분석하는 데도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일주일 이상 소요가 됩니다. 계속 반복해서 틀어보면서 정확하게 분석한 걸 다 스크립트로 작성하고 그러기 때문에요. 그래서 블랙박스 상태에 따라서 다르지만 손상이 크지 않으면 데이터 분석하는 데는 크게 장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근영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근영 :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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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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