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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제주항공 한달 418시간 최장 운항…“점검은 버스보다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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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0일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종일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친구와 동료를 잃은 슬픔에 모두가 눈시울을 붉히며 애도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들도 이날 분향소를 찾았다. 정부는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고 전국 17개 시·도에 분향소를 설치한다. 모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은 조기를 게양하고, 공직자들은 애도 리본을 달기로 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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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참사 하루 만에 사고 기체와 같은 기종(보잉737-800)의 제주항공 항공기가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하며 제주항공 정비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참사를 부른 사고 기체는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동체착륙했다가 전소됐다.

30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이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161명에게 랜딩기어 문제에 따른 기체 결함을 안내한 뒤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탑승객들은 이후 오전 8시30분 대체기를 통해 제주공항으로 출발했다. 승객 21명은 불안하다는 이유로 탑승을 포기했다.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다.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고 비상 착륙 시에는 충격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전날 발생한 참사에서는 전자기기 계통 이상으로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회항한 항공기는 보잉의 B737-800으로, 전날 무안공항 사고 기종과 같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이 있다는 신호를 접수한 기장이 지상 정비 통제센터와 연락했고, 이후 정상 작동됨을 확인했지만, 기장이 승객 안전을 위해 회항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도 긴 운항시간에 비해 정비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자주 지적됐다. 국토교통부 항공 종사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한항공은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 17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고, 아시아나항공이 1대당 16명 수준의 정비 인력을 보유해 뒤를 이었다.

하지만 LCC 정비 인력은 대형 항공사 대비 60% 수준에 그친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의 경우 항공기 1대당 11명의 정비사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LCC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역시 항공기 1대당 정비사는 11명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정비 인력이 제한된 데 비해 제주항공의 항공기 운항 시간은 다른 LCC보다 길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여객기 1대당 월평균 운항 시간은 418시간으로, 국내 주요 6개 항공사 가운데 가장 길었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355시간)이나 아시아나항공(335시간)은 물론 LCC인 진에어(371시간), 티웨이항공(386시간), 에어부산(340시간)보다도 제주항공의 운항 시간이 길다. 무안공항 사고 기체도 사고 이전 48시간 동안 13회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가동률을 과도하게 끌어올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제주항공 정비 현장에선 기체 정비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는 문제제기가 꾸준히 있었다고 한다. 제주항공 정비사 출신인 현직 정비사 A씨는 “제주항공의 경우 항공기 운항 횟수가 잦고 정비 스케줄은 빡빡한 편이라 정비사들이 기체를 제대로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편”이라며 “실제 항공기 1대를 점검하는 시간은 30분 미만이어서, 사실상 고속버스 점검 시간보다도 짧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검과 관련한 매뉴얼이 있지만 사실상 모든 것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경직된 조직문화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A씨는 “정비로 인한 일정 지연이 생기면 책임을 정비사에게 묻는 문화가 있어, 안전에 대해 정비사가 적극적으로 말하기 힘든 편이었다”고 꼬집었다.

박영우·최선욱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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