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하다.” 2024년 한 해 동안 많은 호재도 있었고 악재도 있었다. 그것이 고루 섞여 ‘이븐한’ 2024년을 완성시켰다. 어느덧 한 해의 종점에 다다랐다. 각종 뜨거운 이슈와 트렌드를 거쳐 그 마무리로 올해를 정리해볼 키워드를 꼽아봤다.
올해의 인물 | 한강
#2024 노벨문학상 #코리아넷 선정 올해의 인물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한강(사진 창비) |
소설가 한강이 2024년 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국내에 ‘한강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 수상은 121번째 노벨문학상이자, 한국 작가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의 기록으로, 이후 문화계 전반으로 작가에 관한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지난 10월 10일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한강 작가의 책은 엿새 만에 누적 기준 판매량 100만 부를 돌파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한강 작가는 지난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 참가했으며, 대한민국 정부 대표 다국어 포털 ‘코리아넷’이 선정한 ‘2024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의 밈 |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방구석연구소 2024 밈 어워즈(사진 MBN) |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겨울철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어 붙은 한강 모습. 그 위를 걸어 다니는 고양이의 모습을 설명한 보도 문구가 올해 숏폼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일명 ‘꽁냥이 챌린지’가 그것. 가수 츄(CHUU)가 꽁냥이 챌린지를 숏폼에 올리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 이후 한 차례 ‘꽁냥이 챌린지’ 열풍이 불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비롯한 SNS상에서 ‘꽁냥이 챌린지’가 인기를 끈 가운데, 해당 기사를 보도한 MBN 이시열 기자 역시 자신의 포털 사이트 프로필 사진을 ‘한강 위 고양’이 사진으로 변경해 한차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꽁냥이 챌린지’는 2024년을 뜨겁게 달군 밈을 모아 놓은 ‘2024 밈 어워즈’(콘텐츠 프로덕션 ‘방구석연구소’ 주최) 댄스 챌린지 부문에서 높은 순위권을 기록 중이다.
올해의 키워드 | 브레인 로트(Brain Rot, 뇌 썩음)
#옥스퍼드대 선정 2024 올해의 단어옥스퍼드대 출판부가 2024년 올해의 단어로 ‘브레인 로트(Brain Rot, 뇌 썩음)’를 선정했다. 3만 7,000여 명의 투표 등을 통해 선정된 올해의 단어로, 「타임즈」「가디언」 등의 주요 외신 역시 일제히 올해의 단어에 주목했다. ‘브레인 로트’는 사람의 정신적 또는 지적 상태가 약화된 것을 일컫는 단어로, 특히 소셜 미디어 속 저품질 온라인 콘텐츠의 과잉 소비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옥스포드대는 이 용어가 2023년에서 2024년 사이에 사용 빈도가 2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책 | 『이처럼 사소한 것들』 & 『이중 하나는 거짓말』
#예스24, 밀리의서재, 알라딘 선정 올해의 책 #교보문고 특별기획 올해의 소설(좌)『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저 / 홍한별 역 / 다산책방 펴냄), (우)『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저 / 문학동네 펴냄) |
올해의 책으로 소설가 클레어 키건이 쓴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선정됐다. 예스24가 11월 8일부터 29일까지 약 3주간 예스24 PD들의 추천작 240종의 후보작을 대상으로 ‘2024 올해의 책’ 독자 투표를 진행했다. 올해 총 투표수는 89만 9,444표로,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그중 1만 3,230표(1.5%)로 최다 득표수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 역시 ‘2024 밀리 어워즈’에서 올해의 책으로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오디오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사회 공동체의 은밀한 공모를 발견한 한 남자의 내적 갈등과 고뇌를 섬세하게 그려내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교보문고의 특별기획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서는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올해 소설가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으로 선정됐다. 비밀과 거짓말, 슬픔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시기를 통과해 나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익숙한 성장 서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희망을 꿈꿔보려는 인물들의 분투와 성장을 그리고 있다.
올해의 스포츠 선수 | 김예지
#BBC ‘올해의 여성 100인’ #루이비통과 발렌시아가 모델(사진 매경DB 이충우 기자) |
‘일론 머스크가 극찬한 그녀’, 파리 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5.3%, 7위)가 한국갤럽이 조사한 2024년 올해를 빛낸 스포츠선수 7위(2024년 11월 1일부터 25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41명에게 자유응답 조사)에 선정됐다. 2024 파리 올림픽 공기권총 여자 10m에서 마치 스파이 같은 눈빛과 무심한 자세로 은메달을 따자 당시 테슬라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고 언급해 화제가 됐다. 지난 3일 영국 BBC 방송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에도 이름 올린 김예지는 지난 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올해의 멋진(Stylish) 인물 63명’에도 선정됐다. 지난 8월 루이비통 화보를 촬영한 김예지는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핸드백 화보를 촬영하기도 했다. 해당 화보에는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아들 로미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갤럽의 올해를 빛낸 스포츠선수 1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강팀 토트넘 홋스퍼의 핵심 멤버인 축구선수 손흥민으로 70.7%라는 압도적 지지를 통해 8년 연속 1위에 올랐다. 2023-2024 시즌에 앞서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올 시즌은 부상으로 예년만큼 다득점하진 못했지만, 최근 2경기 연속골과 함께 토트넘 역대 EPL 최다 도움(68개) 기록을 경신해 건재함을 알렸다.
올해의 유통 플랫폼 | 다이소
#대학내일20대연구소 ‘2024년 주요 데이터 총결산’(참고 대학내일20대연구소) |
뷰티 기업과 협업해 내놓은 제품들이 ‘다이소 뷰티템’으로 입소문을 타며, 올 한해 높은 경쟁력을 보인 생활용품 판매점 브랜드 다이소. 특히 고물가와 내수 침체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다이소의 ‘초저가’ 상품이 일종의 ‘대란템’으로 등극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 결과, 최근 6개월 내 생활용품 판매점을 방문한 Z세대의 대부분(97.9%)은 다이소에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다이소에 주 1회 이상 방문한 Z세대는 5명 중 1명(24.9%)을 넘었다. 다이소 구매 경험이 있는 Z세대의 구매 품목을 살펴본 결과, ‘문구·팬시용품(57.1%)’이 1위였다.
올해의 사건 | 계엄과 탄핵
#45년 만의 계엄 & 11일 만의 대통령 탄핵*기사와 무관한 이미지입니다. |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지난 12월 3일 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대통령에 의해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를 봉쇄했지만, 본회의에 참석한 재석 국회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2시간여 만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고, 6시간 만에 계엄은 해제된다. 하룻밤 만에 ‘비상계엄-해제’가 모두 이루어진 것. 한국갤럽이 2024년 12월 10~12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 물은 결과 75%가 찬성, 21%가 반대를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화제가 된 ‘K팝 콘서트 같은 응원봉 시위’가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지난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 현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계엄 직후에는 개봉한 지 1년이 넘은 영화 ‘서울의 봄’이 역주행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에서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일 연속 ‘톱 10’ 영화 차트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웨이브에서도 영화플러스(유료영화 부문)에서 이틀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온라인상영관 통합전산망은 지난 11일 ‘서울의 봄’이 지난 4일 하루 동안만 IPTV에서 총 1,150건의 시청 수를 기록, 하루 만에 1,085%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 박찬은 기자park.chaneun@mk.co.kr·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각 브랜드,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1호(24.12.3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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