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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메이데이! 메이데이!" 4분 뒤 폭발…사고 상황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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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공군사관학교에서 조종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는 유선의 기자와 함께 사고 당시 상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무안공항 관제탑이 조류충돌 경고를 했다, 이게 가장 먼저 발생한 상황인거죠.

[기자]

국토부 발표 내용을 보면 오전 8시 54분에 관제탑이 착륙 허가를 했는데, 3분 뒤인 오전 8시57분에 관제탑이 항공기에 조류 충돌, 그러니까 새떼가 착륙하려는 방향 쪽에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1분 뒤에 기장이 메이데이, 긴급 조난 신호를 보냈거든요.

이 때문에 조류 충돌로 인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실제로 엔진 한 쪽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고요.

그런 추정은 해볼 수가 있겠습니다.

다만 실제 조류 충돌이 있었는지 여부조차 지금은 확인되지 않았고, 사고의 직접 원인이죠.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은 것과 엔진과는 당장 연관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국토부도 초동조사 결과를 밝혔습니다.

[앵커]

어쨌든 조종사는 메이데이를 외쳤고, 그리고 나서 반대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한 거죠.

[기자]

네, 메이데이를 외친 기장은 오전 9시쯤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습니다.

무안공항에 활주로가 한 개인데 원래 내리려던 방향에 새 떼가 있다는 경고를 받았고,

그 다음에 메이데이를 외치고, 반대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다는 건데 그 상황을 국토부가 직접 설명했거든요. 들어보겠습니다.

[유경수/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 : 정상적으로 복행하지 않고 활주로 19방향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하도록 허가를 줘서 조종사가 수용하고,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서 로컬라이저라고 하는 항행 안전시스템을 치고 담벼락까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앵커]

정상적으로 복행하지 않았다는 건 무슨 얘기죠?

[기자]

지금 활주로 01방향으로 내리려고 했다, 그런데 정상적인 복행, 흔히 말하는 고어라운드를 하면 다시 한 바퀴를 돌아서 원래 내리려던 활주로 01방향으로 내리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원래 내리려던 방향이 아닌 반대방향, 활주로 19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일단 착륙 진입 방향을 바꾸려면 복행, 기체를 다시 띄우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게 조류 충돌 경고 직후에 이뤄진 건지, 아니면 메이데이 요청을 한 뒤에 복행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확실한 건 관제탑이 반대 방향으로 내려도 좋다고 허가를 내줬고, 조종사도 수용을 했다고 했거든요.

관제탑과 항공기 양쪽이 모두 반대방향으로 내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관제탑과 조종사가 모두 반대방향 착륙에 동의했다, 바람의 영향은 없었습니까?

[기자]

네, 국토부가 방금 전 7시 브리핑에서 당시 풍향은 110도, 풍속은 2노트 정도였다고 했는데요.

항공기가 190도에서 진입했으니까 약간 역방향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시속 4km도 안되는 미풍이기 때문에 바람이 사고의 원인이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거죠.

[기자]

동체착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직접적인 원인은 랜딩기어, 그러니까 착륙 바퀴가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요청했다는 건 랜딩기어를 작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관제탑과 공항이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한 채 빠르게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미뤄 당장 동체 착륙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동체착륙도, 정말 최악의 상황에서 하는 것입니다만 조종사들이 훈련을 하는 거죠.

[기자]

네, 합니다. 기체별로 매뉴얼이 있고,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강제로 랜딩기어를 중력에 의해, 수동으로 내릴 수 있는 기능이 있거든요.

그것마저도 지금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요.

기체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동체착륙을 할 때는 속도를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한데, 영상 만을 봤을 때는 속도를 줄이는 방법, 엔진을 반대 방향으로 가동하는 등의 과정이 있는데 그것마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동체착륙을 할 거면 바다에 하지 왜 활주로에 했냐, 이런 의견들도 일부 있는데요.

일단 허드슨강의 기적처럼 잔잔한 강이 아닌 파도가 있는 바다이고요.

지면 상태, 갯벌이나 바위같은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그런 추정을 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앵커]

이후 조사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일단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 조사관들이 현장에서 초동조사를 하고 있다고 하고요.

2개의 블랙박스 중 하나인 비행기록장치를 수거했다고 하니까 기초조사는 곧바로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를 중심으로 사고조사가 진행되는데요.

블랙박스가 있다고 해도 항공기 정비 이력과 부품 이력, 관제탑과 교신 내용, 당시 공항의 상태, 조류의 움직임, 이 모든 걸 정확하게 조사하려면 최소 수 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제주항공 측 2차 브리핑을 보면 정부 조사 과정을 봐야 한다면서도 기체 이상 징후 없었다, 정비 절차 누락 없었다, 과도한 운행 없었다고, 사고 발생 9시간 만에 단정적으로 설명을 하는데 섣부른 단정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때입니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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