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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여객기 사고, 골든타임 없었나…트라우마 남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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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의학적인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Q. 항공기에 탔던 사람들 대부분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없었을까요?

[조동찬/의학전문기자·신경외과 전문의 : 보건복지부가 코드 오렌지, 즉 비상응급의료 준비를 시행한 게 9시 12분입니다. 그런데 구조 활동은 화재가 1차 진압된 뒤 오전 9시 40분 정도에 시작됐습니다. 이 사이에 비행기가 폭발했고 검은 유독가스가 나왔는데 이럴 때는 골든타임이 1~2분뿐입니다. 의학적으로만 본다면 이번 사고는 골든타임이 없었습니다. ]

Q. 지금 2명의 생존자가 확인됐잖아요, 건강 상태는 현재 어떻습니까?

[조동찬/의학전문기자·신경외과 전문의 : 저도 궁금하기는 한데요. 한국기자협회가 공지한 재난보도준칙에 따르면 피해자, 생존자, 그리고 가족에 대한 과도한 취재를 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게 트라우마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발표만 전하자면 현재 구조된 생존자 2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또 비행기가 외벽에 부딪히고 폭발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이런 것들을 유족뿐만 아니라 이걸 보는 사람에게도 큰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시신이 수습되는 과정, 이런 게 지금 유포된다고도 하는데 이런 것을 SNS로 공유하는 것,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우리 사회가 지금 큰 충격에 빠져 있고 또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는데 해결 방법은 없을까요?

[조동찬/의학전문기자·신경외과 전문의 : 오늘 사고를 보면서 많은 분이 나도 저 비행기를 탔으면 큰 변을 당했겠네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나도 할 법한 평범한 일상이 재난의 현장이 됐을 때 집단 트라우마가 가장 크게 발생합니다. 유족뿐 아니라 이 사고를 본 후 일상이 힘들어진 사람에게도 심리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의료적인 방법만으로는 집단 트라우마 해결되지 않습니다. 의학적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게 진상 조사가 정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건데 이때 초기부터 유가족이 참여하는 게 필수 조건입니다.]

Q. 유가족의 진상조사 참여가 필수 조건이라고 했는데 이 말의 의미 자세히 짚어주시죠.

[조동찬/의학전문기자·신경외과 전문의 : 전문가와 정부가 어떤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어요. 이걸 유가족이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도 인정할 겁니다. 대표적인 게 2011년 77명이 숨진 노르웨이 청소년 캠프 총기 난사 사고가 대표적인데요. 유가족이 정부의 진상조사에 초기부터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159명이 숨진 2022년 이태원 참사는 유가족이 국정조사에 뒤늦게 참여했죠. 그런 탓에 여전히 논쟁 중이고요. 이런 이유로 의학계의 이태원 참사의 트라우마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평가하는데요. 이번에는 가족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초기부터 진상 조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게 이번 사고의 사회적 집단 트라우마를 더 커지지 않게 하는 첫걸음인 것 같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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