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장연구원장ㆍ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日 잃어버린 20년 유사 침체 우려
눈앞 위기 보고도 왜 바꾸지 않나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다시 한번 피크코리아 우려를 더하게 한다. 한국은행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내년~2029년 중에는 1.8%, 2030-34년 중에는 1.3%, 2035-39년 중에는 1.1%로 하락하고 2040년대 전반에는 0.7% 2040년대 후반에는 0.6%로 추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평가되는 1992~2011년 중 연평균 0.78% 성장해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경제가 2040년대 들어서면 한국판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한다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한 번 ‘잃어버린 20년’에 들어서면 경제가 구조적으로 성장동력을 상실해 좀처럼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일본경제가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2012년 12월 아베가 집권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기 위해 이른바 고환율 저금리를 중심으로 한 ‘아베노믹스’라는 파격적인 경제정책을 실시했다.
그렇지 않아도 대미흑자가 많은 일본이 경제회복을 위한 고환율정책을 실시하면서 미국을 이해시키기 위해 아베수상이 트럼프1기 당선자가 취임도 하기전에 뉴욕의 트럼프사저를 방문해 일제 골프채 드라이브를 선물하고 트럼프와 라운딩을 같이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런 노력 덕분에 2012년 1.5% 2013년 2.0% 성장률로 성장이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듯 했으나 2014년부터 성장률이 다시 주저앉으며 ‘아베노믹스’의 성패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2013년-2019년 아베 집권기간 연평균 1.0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잃어버린 20년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1985년 플라자합의로 당시 달러당 250엔 수준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10년 후인 1995년에는 100엔 수준까지 하락해 일본수출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배경으로 미국에 거액을 투자했던 일본 금융회사 개발업자들은 자산버블 붕괴로 대거 부도가 났다.
자민당이 정권을 잃고 1993-4년 무소속, 1995-6년 사회민주당이 집권하였다. 그러나 무능한 좌파정부는 저성장극복과 복지지출 확대를 위해 무리한 재정지출을 감행한 나머지 그 전에 70% 수준을 유지해 오던 국가부채/GDP 비율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아베가 집권해 아베노믹스를 실시할 즈음에는 국가부채/GDP 비율이 250%까지 급등해 있어 성장을 위한 재정정책은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지금 한국이 저성장기로 접어드는데도 지난 문재인정부 기간 중 입법화된 무수한 반기업 친노조정책, 국민개세주의를 외면한 소득세 법인세의 상위 그룹 과도한 치중 등은 윤정부들어서도 여소야대 국회로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오히려 개악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들은 국내에 투자를 하지 않고 해외로만 나가니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개선될 리가 없다. 각종 포퓰리즘 남발로 재정은 악화일로로 벌써 위험수위다.
소득수준이 높아진다고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것만은 아니다. 미국은 금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8만 8천 달러에 달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하고 있다. 그런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분석이다. 트럼프1기 때 이미 투자환경의 개선으로 리쇼어링 기업수가 집권 전 2016년 267개에서 2017년 624개 2018년 886개로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그 결과 미국은 잠재성장률이 트럼프가 집권을 시작한 2016년 1.8%에서 2020년 2.1%까지 상승했다는 것이다.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의 “미국 다시 위대하기 만들기 (MAGA)” 프로젝트는 실로 경천동지할 정도다. 지금까지 인선된 20여명의 장관급 인사에는 공무원출신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압권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국가효율부수장 임명이다. 그는 임명되자 마자 첫 일성이 관료주의 타파다. 관료주의 타파를 위해 연방공무원 약 220만 명 중 3/4을 감축해 연방정부 예산 6조 5천억 달러 중 최소 2조달러를 감축해 연방재정 적자를 해소하고 2026년 7월 4일 독립 250주년을 맞는 미국에 작은 정부를 선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정책을 바탕으로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를 현재 21%에서 15%로 낮추어 기업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관료주의 타파로 규제가 획기적으로 혁파되고 법인세도 낮아지면 미국경제가 다시 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이 눈앞에 보이는데도 이런 정책은 정녕 불가능한 것인가.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