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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한화와 50억 심우준 나비효과… 박찬호→박성한 대박 예약, FA 시장 대유격수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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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11월 초, 오키나와에서 한창 마무리캠프를 진행 중이었던 KIA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에게 하나의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협상 중이었던 유격수 심우준(29)이 원 소속팀 kt를 떠나 한화로 이적했다는 소식이었다.

심우준은 원 소속팀 kt에서도 잡으려던 선수였다. 특히 이강철 kt 감독의 구상에 핵심적인 선수였기에 더 그랬다. 그런 심우준을 한화가 재빨리 영입한 것도 놀라웠는데, KIA를 더 놀라게 한 것은 계약 규모였다. 심우준은 한화와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했고, 이중 계약금과 연봉을 합친 보장 금액이 42억 원이었다. 모두의 예상보다 더 높은 금액이었다. 자연히 “그러면 박찬호는 얼마를 줘야 하나”는 말이 새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심우준 협상에 원 소속팀 kt가 제안할 수 없다고 판단한 금액을 테이블에 올렸다. 이것저것 재지 않았다. 추가 협상 없이 최대액을 베팅하고 계약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수 측에 일임했다. kt는 이 금액을 따라올 수 없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심우준이 FA 계약을 비교적 일찍 마친 배경이기도 했다.

심우준은 좋은 유격수다. 수비도 좋고, 주력도 좋다. 게다가 튼튼하다. 궤도에 오른 뒤 이렇다 할 큰 부상이 없었다. 투지도 좋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보다 훨씬 더 팀에 공헌하는 선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올해 53경기에서 타율 0.266, 3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가을 분전에 힘을 보탰다. 인기가 많을 선수라는 것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많은 관계자들이 ‘50억’이라는 금액을 떠올리지는 않았다. 유격수라고 해도 장타가 많은 것은 아니고, KBO리그 1군 통산 1072경기에서 기록한 OPS(출루율+장타율)는 0.639로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수비 및 주루 보강을 원하는 한화의 의지는 확고했고, 이제 계약은 공식적으로 확정됐다. 이 계약은 향후 FA 시장에 나오는 유격수들에게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보통 FA 계약을 할 때는 선수의 미래 가치와 이전까지의 활약상이 가장 쟁점이지만, 비슷한 선수의 계약이 참고가 되기도 한다.

가장 수혜를 받을 만한 선수는 심우준과 동갑내기인 박찬호(29·KIA)다. 어린 시절부터 1군 및 주전 선수로 자리하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던 박찬호는 2022년 시즌을 기점으로 약점이었던 공격까지 향상되며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거듭났다. 리그 정상급으로 손꼽히는 센스를 바탕으로 하는 주력, 에너지 넘치는 수비력을 자랑했던 박찬호는 최근 공격력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치가 치솟고 있다.

실제 KBO리그 1군 통산 954경기에서 타율이 0.262인 박찬호는 2022년 0.272, 2023년 0.301, 2024년 0.307으로 타율이 계속 올라왔다. 2년 연속 3할 유격수였다. 2024년에는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따내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심우준과 마찬가지로 장타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전반적인 공격 생산력을 분석하면 심우준보다 더 낫다는 평가다. 심우준이 4년 50억 원을 받았으니, 박찬호의 기준은 그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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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소속팀 KIA의 머리가 아파진 가운데 박찬호가 심우준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킨다면 그 다음 순번들도 연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당장 박찬호와 더불어 올해 리그 최고 유격수를 다퉜던 박성한(26·SSG)의 가치는 더 치솟을 수 있다. 박성한은 2021년 SSG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한 뒤 리그 정상급 유격수의 타이틀을 놓지 않았다. 3할을 두 번이나 했고, 올해는 137경기에서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OPS 0.791을 기록하며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공격력을 놓고 보면 심우준 박찬호보다 더 높게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심우준이 29세, 박찬호가 30세에 FA 자격을 얻었고, 앞으로 세 시즌 등록 일수를 더 채우면 FA 자격을 얻는 박성한 또한 29세에 FA 시장에 나온다. 전성기 기량을 보여주는 시간 자체는 박성한이 더 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 현재 수준의 경기력을 이어 간다면 어마어마한 가치가 예상된다. 한편으로 박성한 뒤로도 이재현(삼성) 김주원(NC) 등 리그의 전도유망한 젊은 유격수들이 적지 않은 만큼 한동안 FA 시장에 대유격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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