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소리에 민감한 반응 보이는 ‘미소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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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소리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가족과의 일상적인 식사를 하는 것도 힘들어하는 영국 10대 소년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2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미러에 따르면 리즈에 거주하는 그레이슨 휘태커(19)는 사람이 음식을 씹는 소리만 들어도 극심한 분노 반응을 보이는 미소포니아(misophonia·선택적 소음과민 증후군) 환자다.
미소포니아는 소리의 크기와 관계없이 특정 주파수나 상황의 소리에 부정적 감정과 분노, 불안 등을 느끼는 질환이다. 휘태커는 이 질환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식사 등 평범한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본인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식사 소리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들에게 화를 내고 싶지 않아 늘 혼자 방에 있었다. 그러다보니 좋은 추억이 없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휘태커는 증상 완화를 위해 최면 요법 등 전문적인 치료를 받았으나 일시적 효과에 그쳤다. 결국 학교 생활마저 포기하게 됐고 5년간 방 안에서 고립된 생활을 했다. 그는 오랜 시간 고립된 삶을 살면서 마음의 병까지 얻었다. 주변에서는 "혜택을 받기 위해 꾸며낸 증상"이라며 오해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휘태커는 부모 곁을 떠나 여자친구와 동거하며 맥도날드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나만의 공간이 생겨서 좋다. 여자 친구가 이해심이 많다"며 "맥도날드에서 일을 하는 것도 내게 적합하다. 너무 시끄러워서 나를 자극하는 소리가 묻혀버린다"고 말했다.
휘태커씨는 미소포니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SNS에 공유하고 있다. "언젠가는 가족, 여자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길 희망한다"며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강민서 기자 peac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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