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9 (일)

“흑인 수감자에 무차별 발길질”…끝내 숨지게 한 美교도관 집단폭행 영상 공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3세 흑인 수감자 폭행당하는 장면 보디캠에 찍혀…검찰이 공개

헤럴드경제

미 뉴욕주 마시교도소에서 교도관들이 수감자 로버트 브룩스를 구타하는 모습 [뉴욕주검찰총장실 제공. A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미국의 뉴욕주 교도소에서 흑인 수감자가 복수의 백인 교도관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수감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뉴욕주 오네이다 카운티에 있는 마시교도소에서 로버트 브룩스(43)라는 흑인 남성 수감자가 교도관들에게 폭행당한 끝에 사망했다.

뉴욕주검찰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는 교도관 한 명이 구둣발로 브룩스를 발로 차고 얼굴에 피가 묻은 그의 목 부위를 잡아당겨 강제로 진료대에 눕히는 모습, 또 다른 교도관이 브룩스의 상체를 주먹으로 구타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공개된 영상에는 브룩스가 교도관을 공격하거나 위해를 가하는 등 폭행을 유발하는 장면은 없었다.

몇몇 교도관이 브룩스를 마구 때리는 동안 다른 교도관들이 태연하게 그 주위를 지나다니거나 서로 잡담을 하는 등 아무도 동료들의 수감자 폭행을 제지하지 않는 모습도 담겼다. NYT는 “브룩스는 흑인으로 영상에 나오는 모든 교도관이 백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룩스는 병원으로 실려 가 10일 새벽 사망 선고를 받았다. 1차 부검 결과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숨진 브룩스는 과거 애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인정 형량협상 끝에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캐시 호철 뉴욕주지사는 검찰이 교도관들의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자 “무분별한 살인에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고 밝혔다.

브룩스의 가족을 대리하는 엘리자베스 마주르 변호사는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브룩스 씨는 그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교도관 집단에 의해 잔인하고 폭력적으로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호철 주지사는 폭행에 가담한 교도관과 간호사 등 14명에 대해 해고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난주 뉴욕주 교정국에 지시했다.

뉴욕주검찰은 이 14명을 비롯해 교도소 관계자들을 상대로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뤄졌는지 등을 수사해 기소할 방침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