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가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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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원가 부담으로 식품의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꼼수 인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실태 조사를 통해 국내외 4개 상품의 용량 감소 및 단위 가격 인상 사례를 적발했다. 소비자의 지갑은 더욱 얇아지고, 기업의 꼼수는 더욱 교묘해지는 가운데, 슈링크플레이션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상품 2개와 수입 상품 2개가 슈링크플레이션의 대상이 됐다. 국내 상품으로는 오성푸드가 제조한 '더반찬 해녀의부엌 제주뿔소라 미역국'(냉동)과 고집쎈청년이 제조·판매하는 스낵 '고집쎈청년 수제 오란다'가 적발됐다. 더반찬은 지난 7월 용량을 600g에서 550g으로 8.3% 줄였고, 고집쎈청년은 9월에 500g에서 450g으로 10% 감량했다. 수입 상품에서는 러쉬코리아의 '러쉬 더티 스프링워시 샤워젤 스피어민트향' 2종류가 문제가 됐다. 러쉬코리아는 7월에 280g 제품을 250g으로, 560g 제품을 500g으로 각각 10.7% 줄였다. 모두 소비자에게 명확히 고지를 하지 않은 변경이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기업이 판매가격을 직접 올리는 대신 상품의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는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교묘한 방식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기업의 전략이다. 이러한 관행에 제동을 걸고자 지난 8월부터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가 시행됐다. 이에 따라 슈링크플레이션 행위를 한 사업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분기 용량 변경 상품 정보를 '참가격'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 또한 해당 상품의 제조·판매업체에도 자사 누리집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더불어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주요 유통업체에도 용량 변경 내용을 게시해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업계 관계자는 "슈링크플레이션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 깊은 관찰과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그리고 기업의 윤리 경영이 어우러져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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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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