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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약에 취한 탑, 냉혹한 외신 반응…'오징어게임2' 쉽지 않네[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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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연 '오징어게임2' 국내외 관심

"지루한 시즌1 재탕"vs"주제 돋보여"

외신 "창작 딜레마에 빠져" 평가 엇갈려

'마약 혐의' 탑 약쟁이 래퍼 역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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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2' 스틸.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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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 2(이하 '오징어게임2')를 향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달 26일 오후 5시 공개 동시 엠바고(보도 유예)가 풀리면서 국내외 언론 리뷰가 올라왔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시청자들의 후기가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인위적으로 늘어뜨린 이야기가 지루하다"와 "확장된 이야기와 주제가 돋보인다"로 나뉜다. 해외에서는 반복되는 총격 살육만 무의미하게 그려져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고, 국내에서는 마약 혐의로 물의를 빚은 가수 탑(최승현)이 출연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화제성 만큼은 최고다. 국내외 온라인 검색어를 장악하며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분위기다.
"7시간짜리 시즌 3 초대형 티저" 냉랭한 외신 반응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오징어게임2'의 비평을 실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오징어 게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럴듯한 살육을 그리지만, 이야기는 정체됐다"고 평했다. 이어 "시즌 1을 본 사람이라면 봤던 걸 또 보게 될 것"이라며 "시즌 2가 속편으로서 원작과 다른 스릴과 독립적 변주가 있을 것이란 기대에 못 미쳤다"고 꼬집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자본주의가 오징어게임을 죽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IP(지식재산권) 상품화되면서 스토리텔링이 힘을 잃었다"고 평했다. 이어 "중요하지 않은 등장인물에 시간을 허비한다"며 "살인, 분노를 반복하며 시즌 1의 재탕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즌 3의 초대형 티저(예고편) 영상을 7시간 동안 본 듯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일간 USA투데이는 "여전히 폭력적이며 놀랍기보다 실망스럽다"고 봤다. 그러면서 "황동혁 감독이 말하려는 반자본주의적 메시지도 잘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반부는 전형적인 액션물로 치닫고, 명확한 결말 없이 끝난다. 시즌 2와 3을 하나의 이야기로 구상한 뒤 인위적으로 시즌을 나눠 연장한 듯하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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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2' 스틸.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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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예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넷플릭스 한국 흥행작이 '엣지'(독보적인 개성과 매력)를 잃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즌 2는 실망스럽다"며 "시즌 1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고 리뷰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수익을 늘리기 위해 이야기를 쪼개 공개하는 건 미국 할리우드의 고질적인 나쁜 습관"이라고 지적하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낸 시리즈가 되며 창의적인 면에서 부족하다"고 평했다.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피'와 '살육'을 묘사하는 방법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NYT는 "게임이 이어지며 반전 속에서 피 튀기는 장면이 반복되는데, 재밌기보다 고통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단지 잔혹한 살육만을 보여주는 수단이라면, 우리는 'VIP'(극 중 오징어게임을 관람하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확장된 이야기가 돋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영화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시즌 2는 더 규모가 크고, 강렬해졌다"며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착취, 도덕적 타락, 계급 불평등 등 한국 사회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내년 공개되는 시즌 3이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잔혹하고, 폭력적이며 유혈 장면이 넘쳐난다"고 지적하며 "이는 '오징어게임'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했다.

미국 영화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오징어게임2'는 평론가 점수 82%, 일반 시청자 점수 60%를 기록 중이다. 시즌 1의 경우 평론가 점수 90%, 일반 시청자 점수 75%를 기록한 바 있다.
탑 "약 하면 저러지 않아" 대사에 약 먹는 장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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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2' 예고 화면.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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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이 '약쟁이' 래퍼로 출연한 것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오징어게임2'는 1편에서 우승했던 기훈(이정재 분)이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와 다시 게임에 참가하는 이야기다. 프론트맨(이병헌 분)과 치열한 대결이 펼쳐진다. 기훈은 3년째 양복맨(공유 분)을 찾아 헤매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탑은 게임 참가자 타노스 역을 맡았다.

1, 2화에서는 게임에 참가하기까지 과정이 그려지고 3화부터 게임이 펼쳐진다. 3화에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 나오는데, 기훈은 참가자들을 살리기 위해 "움직이지 마" "얼음"이라고 외친다. 그러자 한 참가자는 "저 아저씨 약 한 거 아냐?"라고 말하고, 타노스(탑 분)는 "아니, 약하면 저러지 않는다"며 비웃는다. 참가자가 "(약)해봤냐"고 묻자 "(약에)관심 있냐"고 되묻는다. 이후 타노스는 눈앞에서 죽어가는 참가자의 모습을 보고 놀란 듯 약을 먹는다. 이후 약에 취한 듯 갑자기 춤을 추거나 앞사람을 밀어 총에 맞게 만드는 등 돌변한다.

탑은 2016년 10월 자택에서 궐련형 2회·액상형 2회 대마초를 총 네 차례에 걸쳐 흡연한 혐의가 이듬해 의경 복무 중 드러나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극 중 탑이 연기한 '코인 투자로 망한 약쟁이 래퍼' 역할이 시청자를 우롱하는 설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황 감독이 쓴 대사에서 '약'을 언급하거나 약에 취한 듯한 모습을 묘사한 걸 두고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표현의 자유"라는 반응이 나오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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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본명 최승현)이 2017년 6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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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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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오징어게임2' 공개 전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탑 캐스팅 논란에 대해 황 감독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면서 "작품을 보고 판단해달라"고 말한 바. 배우의 연기로 평가해달란 의미인데, 연기적으로도 미숙하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탑의 불안정한 발성과 발음으로 인해 대사가 잘 전달되지 않으며, 랩을 섞은 대사가 어색해 보기 민망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일부 장면에서는 '실소'가 터진다는 혹평이 나오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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