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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에콰도르 대선판 흔드는 '10대 네 명 실종'…군 연루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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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16명 조사 대상…내년 2월 재선 도전 대통령 비판 여론 비등

연합뉴스

슬픔 잠긴 에콰도르 실종 청소년 가족
[과야킬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내년 2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에콰도르에서 10대 청소년 4명 실종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향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 장병들이 대거 연루됐다는 정황이 불거진 가운데 치안 유지를 이유로 군을 중용하던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소와 에쿠아비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에서 10대 청소년 4명이 축구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행방불명됐다.

빈민가에 살고 있는 이들은 집에서 약 40㎞ 떨어진 곳에서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이후 3주 가까이 종적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실종 가족들은 수소문 결과 '장병들이 아이들을 데려갔다'는 정황을 확인했으나, 군에서는 애초 관련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그러나 추후 조사를 통해 장병 16명이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인정하고,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장병들은 '아이들이 여성의 물건을 강탈했다'는 이유로 군 기지 인근까지 데려갔지만, 검찰은 아이들의 강도 혐의에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엘우니베르소는 "군에서는 아이들을 풀어줬다고 주장하지만, 부대 주변에서 최근 불에 탄 시신이 발견됐다"며, 당국에서 시신 유전자(DNA)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사건은 처음에 별다른 주목을 받진 않았으나, 다니엘 노보아(37) 대통령의 군 개입 가능성에 대한 입장 번복 때문에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사건 초반 "국가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군을 감쌌다가 며칠 뒤 "누가 관여했던 면죄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쿠아비사는 보도했다.

대통령의 이런 태도 변화가 현 정부에 불만을 가진 대중의 분노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대통령과 군 당국을 성토하는 시위도 몇 차례 이어졌다.

전 세계에서 현직 가운데 최연소 국가 지도자로 알려진 노보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치안 강화 목적의 행정명령을 통해 장병들을 도심에 대거 배치하는 등 군을 중용했다.

보궐선거 성격의 대선에서 당선된 그는 곧바로 내년 2월 치러지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으나, 이번 사건 해결이 큰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짚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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