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이달 9일 전용 94㎡가 43억8000만원(18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나타냈다. 이 아파트는 2015년 준공된 1278가구의 대단지다. 이미 지어진 지 10년이 다 됐지만, 대치동에는 노후 단지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단지다. 이 아파트의 대평 평형인 전용 114㎡ 또한 지난달 9일 52억원(21층)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평인 전용 84㎡도 지난달 23일 39억3000만원(30층)에 역대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모습./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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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의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 역시 두 평형 모두 지난달 신고가를 찍었다. 전용 84㎡가 지난달 25일 29억5000만원(5층)에 거래된 데 이어 하루 뒤인 같은 달 26일 전용 76㎡도 27억2500만원(5층)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준공 46년차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 지 20여년이 지난 지난해가 돼서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내년 1월말 서울시에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앞두고 있다.
2021년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돼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인 ‘대치 미도’도 다수 평형이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용 84㎡가 지난 10월 28일 33억2000만원(9층)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같은 달 31일 전용 128㎡ 42억원(10층), 전용 159㎡도 같은 달 20일 43억원(2층)에 신고가를 나타냈다. 이 아파트의 최대 평형인 161㎡도 지난 8월 7일 45억원(3층)에 최고가를 찍었다.
대치동은 2020년 6월부터 서울시로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제도는 투기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제도로, 주택의 경우에는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다.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삼성동 코엑스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GBC) 개발로 대치동을 비롯해 삼성동, 청담동, 잠실동 등 총 14.4㎢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해제·축소를 검토하면서 대치동 일대 가격이 치솟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토지거래허가제 관련 용역을 진행하면서 해제·축소 기준안을 마련 중이다. 지난 19일 서울시가 주최한 관련 토론회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법정동’이 아닌 ‘행정동’ 단위로 세분화해 관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또 이달 비상계엄 사태 후 탄핵정국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서울 강남 일대와 서울 외곽지역간의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1%를 기록하면서 소폭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5개 구 중 금천구(-0.03%), 구로구(-0.02%), 노원구(-0.02%), 강북구(-0.01%), 관악구(-0.01%), 도봉구(-0.01%), 등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세로 전환한 반면, 서초구(0.06%), 송파구(0.04%), 강남구(0.03%), 용산구(0.03%) 등 속칭 서울 주요지역의 아파트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치동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으면서 차후 규제가 풀리면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항상 있었다”면서 “재건축 사업이 전반적으로 속도가 붙으면서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치동은 국내 최대 학군지로서 대체 불가능한 가치가 있다”면서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규제완화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더욱 각광을 받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일대에서 가장 신축인 대단지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있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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