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주인 만들어 줄게"…일가족이 전세사기 기획

[단독] "집주인 만들어 줄게"…일가족이 전세사기 기획

[앵커]

충북 청주시에서 또다시 전세사기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만 70명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이 전세사기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떼어먹는 일반적인 사건과 달리, 대부업자 등 가족이 배후에서 사기를 기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천재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충북 청주시에서 피해금액이 6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70명으로 사회초년생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 가정도 피해를 봤습니다.

이 전세사기는 집주인이 다른 건물 8채에서 발생했는데, 각기 다른 사건으로 보이는 이번 사기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지역의 한 대부업자와 그의 아들인 공인중개사가 건물 매입 단계서부터 이번 전세사기를 기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대부업자 A씨는 변제 능력이 떨어지는 채무자들에게 '돈 없이 건물을 사고 빚도 갚을 방법이 있다'고 접근했습니다.

이에 동의한 채무자들은 A씨와 논의한 대로 본인 또는 자녀 등 명의로 대출을 받은 뒤 건물을 구매하고 세입자를 들였습니다.

하지만 추후 세입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 대부분은 고리의 사채빚 변제 명목 등으로 A씨에게 흘러 들어갔고, 이는 결국 전세사기로 이어졌습니다.

A씨의 아들인 공인중개사 B씨 등도 전세사기 건물의 세입자를 모으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씨는 전세사기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해당 건물이 이른바 '안전 매물'인 것처럼 속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모 씨 / 전세사기 피해자> "몇 번 제가 해당 매물에 대해서 위험하지 않느냐 물어봤을 때 전혀 위험할 거 없고, 신축 건물이니까 (안전하다고 했다.)"

취재 결과 자녀 명의로 대출을 받아 건물을 산 한 집주인은 전세사기와 관련해 '본인이 의도한 게 아니'라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모 씨 / 전세사기 피해자> "이제 (공과금이) 체납이 되는 거예요. TV도 끊겨버리고… (집주인 상황을) 수소문해서 전화하니까 이 분이 부동산에 물어보니까 00하셨다. 그럼 어떻게 하냐…."

경찰은 전세사기를 기획한 A씨와 B씨 등 가족 3명과 전세사기를 일으킨 집주인 4명 등 7명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연합뉴스TV 천재상입니다. (genius@yna.co.kr)

[영상취재기자 : 이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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